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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사계절 온도 변화 심해 고령농 구제역 자가 접종은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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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5도 사이 유지, 근육에 직각 주사…"고령농 지원 해야"

뉴스1

공수의가 소에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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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현철 기자 = 올 겨울 발생한 구제역에 대해 정부는 농가에서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백신 보관, 접종 방법은 매우 까다로워 농가에 전적으로 접종을 맡기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축산농의 나이 등 개인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한우 50두 이상 규모면 무조건 자가 접종하도록 한 기준도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 백신은 보관 온도와 접종 직전 준비 과정, 접종 부위와 주입 방법 등 여러 단계의 주의사항을 세밀하게 지켜야 백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오일 성분인 백신은 온도에 매우 민감하다. 사계절 온도변화가 심한 우리나라의 경우 보관 취급이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봄·가을을 제외하면 외부에서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보관할 때는 냉장상태, 접종직전에는 15~25%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여름과 겨울철엔 온도계를 직접 가지고 백신 보관 장소를 살펴야 한다.

항온수조는 백신이 열판에 직접 접촉돼 설정온도 이상 올라갈 수 있고, 수조의 물에 의해 뚜껑 부분이 오염될 수도 있으므로 사용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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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하는 방법도 가축 종류에 따라 다르다. 소·사슴·염소는 어깨부위 근육에 접종하고 돼지는 목 부위·귀 뒤 근육에 접종한다. 주사바늘이 비스듬할 경우 지방층에 백신이 주입되면 안된다. 근육부위까지 주입되도록 반드시 수직으로 놓아야 한다.

구제역 백신은 점도가 있는 오일백신이므로 접종시 근육 내로 완전히 흡수 될 수 있도록 천천히 주입해야 한다.

이처럼 백신 취급 및 접종 방법이 까다롭기 때문에 농가 스스로 접종하도록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 태도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는 고령농이 소에 직접 백신 접종을 하기 힘들다는 것을 감안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50마리 이하 소규모 소 사육농가는 공공수의사가 직접 농가를 방문해 백신 접종을 하고 있지만, 50마리 이상 농가는 농민이 백신을 자가 접종하고 있다.

체혈과정에서 고령농이 다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 9일 충북 보은 마로면의 한 축산농가에서는 60대 농장주가 소 혈청검사 채혈작업을 돕다가 소에 들이받혀 이마가 찢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노령 농가의 경우 예방접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에서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직접 백신 접종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honestly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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