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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美 연준 '당장 3월 금리인상'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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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가속화 + 근원 인플레 반등 신호 필요해"

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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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다음달 회의를 두고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재닛 옐런 의장이 이번주 의회 보고에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금융시장의 경계감이 상승했다. 그러나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를 넘는 경제성장세'를 확인해야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열기를 식혔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연준이 오는 3월15일 금리를 인상하려면 어떤 전제들이 필요한 지를 정리했다.

◇2월 임금 증가세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 수준에 근접했으나 최근 많은 노동지표들이 약간씩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완전고용 달성은 물가안정과 더불어 연준의 양대 책무 중 하나이다. 고용지표 중 중요한 것으로는 시간당 평균임금, 고용비용지수,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임금 지표 등이 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예상치를 하회해 노동시장의 낙관적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연준은 정책금리 인상을 앞두고 오는 3월3일 발표될 고용보고서에서 임금 인상이 강해졌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물가상승률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것도 연준의 임무 중 하나다. 그러나 그간 연준은 2% 목표치까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해왔다. 옐런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따라갈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냈으나, 앞으로 몇주간 발표될 지표들에서 일부 개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연준의 물가 기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2012년 이후로 연준 목표치 2.0%를 계속 밑돌았다. 최근 들어 근원 PCE 물가지수는 더욱 둔화됐으며,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3월 금리 인상은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다른 물가상승률 지표는 호조를 나타냈다. 지난 15일 발표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6% 오르며 거의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시장 예상치 0.3%를 2배 웃돌았다. 1년 전보다는 2.5% 상승했다. CPI 상승 가속화는 연준 목표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CPI 발표의 세부내용은 생각보다 강하지는 않았다고 경고했다. 연준은 2주 전 채권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낮아 추가긴축을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을 시사했다. 1월 PCE 물가지수는 다음달 1일 발표될 예정이다.

트럼프 재정정책

트럼프 행정부의 친성장 정책 공약은 지난해 12월 연준이 올해 금리인상 횟수 전망을 2회에서 3회로 늘리는 데 도움을 줬다.

그러나 취임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정 지출 증가와 감세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제시하지 않고 보호무역 및 이민 정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옐런 의장은 정책 제안을 기다리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며 "우리는 추측을 기반으로 금리에 대한 판단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표면적으로 경제의 힘을 나타내는 지표에 의존하게 된다. 최근 경제 지표들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 판매가 급증했으며 물가가 상승하고 있고, 주택 가격도 예상보다 많이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에 대한 세부사항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도 개선된 경제지표들이 연준의 결단을 시험할 것이다.

기업투자

경제성장 전망을 위해 연준이 선호하는 지표 중 하나는 자본지출(기업 설비투자)이다. 연준은 자본지출이 '아직 약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후 측정된 기업신뢰지수는 급등했다. 모건스탠리와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 등이 집계한 관련 지수가 개선되면서 이런 흐름을 뒷받침했다.

지난달 내구재주문은 공식 지표 중 가장 구체적인 자료가 될 것이다. 베이지북과 연은들의 설문 결과도 자본지출 급등이 다음 단계로의 확장으로 이어질지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있다.

금융시장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주요 주가지수들과 신용 스프레드 강화는 장및빛 경제전망을 보여주고 긴축 정책에 대한 지지를 강화한다. 그러나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일부 상쇄됐다. 국채수익률 상승은 차입비용 부담을 높여 경제 활동에 부담을 준다.

이러한 지표들은 적어도 연준에게는 달러화 가치보다 영향력이 적다. 올해 미국 달러가치는 하락했다. 순수출 부진에 의한 성장 감속이 덜해졌을 것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지난 2년 반 동안 상승했던 달러는 시차를 두고 계속해서 수입을 증가시키고 수출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다.

금융시장의 동향은 분명히 연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전반적인 자산시장의 혼재된 양상 때문에 연준이 명확한 신호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제동향

앞서 언급한 국채수익률 상승의 원인 중 하나는 세계적인 경제 성장세다. 이는 금리 인상 전망에 좋은 뉴스다. 상승 추세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신호들은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2015년 경제 성장을 지연시킨 글로벌 경기 둔화는 호전됐다. 중국에서 물가 상승, 경제 성장 징후가 나타난 덕이다.

앤드류 틸튼 골드먼삭스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 시장은 최근 중국의 주요 채권 및 외환시장 변동성을 무시하고 중국 관련 위험이 관리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했다"고 말했다.

유럽 성장 역시 개선 징후를 나타내고 있지만, 최근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는 진행중이며, 다음달 네덜란드 총선에서는 유럽통합에 부정적인 후보들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역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는 5월 대선에서 반유럽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 세가지 정치적 이슈는 사회 경제적 규범을 뒤집을 수 있어 연준에 금리 동결 근거가 될 수 있다.
min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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