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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문단_내_성폭력' 가해자들, 사과 뒤 폭로자 무더기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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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문단_내_성폭력' 해시태그를 통해 기득권을 가진 남성이 지위를 이용해 여성 편집자, 작가, 지망생, 예술대 학생 등에게 성희롱 혹은 성추행을 했다는 폭로가 잇따랐다.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 중 일부는 잘못을 인정하고 활동을 중단했지만 오히려 성폭력 피해를 폭로한 이들이 무더기 형사 고소를 당하고 있다.

9일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연대 단체 '셰도우핀즈'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해시태그 폭로를 이유로 고소당했다'거나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는 내용으로 상담을 신청해 온 이들이 50여 명에 달했다.

가장 흔한 사례는 사과문을 올린 후 잠잠해지자 '트위터에서 실명을 거론하며 악의적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조롱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고소하는 것이다.

피해자와 함께 가해자를 비판한 제삼자들도 명예훼손 혐의로 무더기 고소를 당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급성우울증 진단을 받고 자살 시도를 한 사례도 있다고 세도우핀즈 관계자는 전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인모임 이선경 변호사는 "대부분 유명 작가와 편집자, 교수와 학생 등 불평등한 권력관계에서 성폭력이 발생했다. 피해 사실을 알리면 문화예술계에서 고립·퇴출당해 생계가 어려워질까 봐 피해를 알릴 수 없는 문화예술계의 모순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문화예술계 구조적 문제를 논해야 하는데 개인 간 고소전으로 비화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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