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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채상우의 스카이토피아]잠자리를 드론으로..생명윤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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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미국의 드래퍼(Draper)라는 회사가 살아 있는 잠자리를 드론으로 변환시키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살아 있는 생물을 로봇으로 만드는 기술이 생명윤리를 거스르는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드래퍼가 공개한 기술은 잠자리가 빛에 반응해 이동하는 것을 이용했다. 전기자극 대신 빛을 자극해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하는 것.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하면 잠자리에 고통을 주지 않으면서도 제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드래퍼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정교한 비행이 가능한 소형 드론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별도의 배터리가 필요 없어 유지도 수월하며 전쟁 등에서 정찰용 등으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래퍼는 전쟁뿐 아니라 꿀벌에 기술을 적용해 인공 수분을 모니터링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꿀벌의 수분을 통해 매년 150억달러(약 17조원)의 작물이 재배되는 미국에서는 꿀벌의 수가 감소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회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해당 기술이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기술이 인간의 이익은 실현을 위해 생명윤리를 거스르는 행위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드래퍼의 기술의 과거 2차 세계 대전 당시 사용된 ‘동물무기’와 다를 바 없다는 비난도 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소련은 폭탄을 등에 짊어진 개를 훈련시켜 전차 밑으로 뛰어들게 만들었다. 미국에서는 비둘기를 훈련시켜 적군의 군함을 타격하는 동물무기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법령상 생명윤리는 오직 인간의 권리만을 보호하고 있다. 여전히 동물에 대한 생명윤리는 동물보호단체와 기업, 정부 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긋고 있다. 동물보호협회 등에서는 “불필요한 살생을 중단하고 최소한의 희생으로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주장한다. 기업에서는 실험 생물의 개체 수를 근거로 현재의 실험이 생태계를 위협하는 수준이 아니며 과학기술 향상을 통해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기업이 말하는 삶의 질이란 결국 경제적 수준을 의미한다. 기업이 돈을 많이 번다고 우리의 삶은 행복한가. 물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 진 것은 사실이나 행복은 단순히 물질이 풍요로움이 결정되지 않는다. 생명을 로봇으로 만드는 ‘사업’이 기업에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는 것이 과연 ‘누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건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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