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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사설] 안희정에게서 `합리적 진보`의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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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가 진영논리에 치우치지 않는 합리적 목소리로 주목을 끌고 있다. 안 지사는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법정의를 훼손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야권 대선주자들과는 달랐다. 그는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늘 존중하는 입장을 갖는 것이 법치의 엄격성과 법치의 정의를 지키는 길"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주요 이슈에서 야권 대선주자들이 한쪽으로 우르르 쏠릴 때 안 지사는 다소 결이 다른 주장을 해왔다. 그는 대권주자들이 잇달아 군 복무기간 단축 공약을 내놓았을 때도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표를 의식하는 정책공약"이라며 비판했고 사드 배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퓰리즘 공약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안 지사의 행보는 돋보인다. '친노 운동권 출신'인 그는 민주주의와 정당주의, 통합이라는 나름의 원칙에 입각한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보수, 진보 진영논리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극단의 국내 정치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이어서 반갑다. 자신에 대한 비난에 그는 "인격을 공격하지 말고 저의 정책과 주장을 비판해달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만들고 있다.

보수는 개혁적이고 진보는 합리적이어야 대한민국 정치가 진영논리에 휩싸이지 않고 건전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안희정의 정치'는 합리적 진보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는 녹색성장, 창조경제 등 이전 정부의 긍정적인 정책도 계승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신선하다. 안 지사의 행보가 낡은 정치와 뿌리 깊은 진영 대립을 깨고 변화와 개혁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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