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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말레이시아 총리 "미얀마, 로힝야족 대량학살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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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수상쩍은 말레이시아 총리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조인우 기자 = 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총리가 4일(현지시간) 미얀마의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 탄압을 "대량학살(genocide)"이라고 비난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라작 총리는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로힝야족 탄압 반대 집회에서 지난해 말 50여 년의 군부독재 정권을 종식시키고 국가 자문역 겸 외무장관으로 실권을 장악한 아웅산 수지에게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밝혔다.

그는 또 유엔(UN)에 "더이상 국제사회가 가만히 대량학살을 지켜볼 수 없다"며 "국제사회는 이것이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는 100만 명에 달하는 로힝야족이 라카인 주를 중심으로 살며 지속적인 공격을 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백명이 사망했고 10만명 이상 수용소로 강제 이송됐다.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국경을 넘다가 총살당하는 로힝야족도 발생했다.

이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지 자문역은 '인권운동의 아이콘’으로서 로힝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수지 자문역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로힝야 인권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국경의 폭력 사태가 극단적으로 진전되면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주변 국가에 저항과 중재를 촉구하기도 했다.

라작 총리는 "로힝야족 박해는 이슬람에 대한 모욕"이라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회원국의 인권보호를 보장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헌장에 따라 (인도네시아 수도)자카르타에서도 시위를 열어 미얀마에 압력을 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정부 주도의 항의 시위는 아세안 회원국 간 오랜 기간 지속된 상호 비간섭 원칙에 위배되는 일이다. 라작 총리는 이에 "나는 눈을 감고 입을 닫지 않을 것"이라며 "로힝야족이 같은 신앙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그들의 삶을 가치있게 생각해야 하고 탄압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선 3일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말레이시아에 5만6000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있다"며 "미얀마의 '민족 청소’를 중단하고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라작 총리가 2018년으로 예정된 총선 전에 이슬람계 아랍인의 지지를 얻기 위해 로힝야족 문제를 이용하는 것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라작 총리는 자신과 측근이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수십억 달러를 빼돌렸다는 금융스캔들에 휘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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