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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국민 기만, 시간끌기" 朴 담화에 시민들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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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시민단체 등 "뻔한 담화", "잘못 뭔지 몰라"…보수단체 "정치권 책임" 주문]

머니투데이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파문과 관련해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가운데 시민들이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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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제3차 대국민 담화로 "임기 단축을 포함해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선언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대통령이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점에 분개했고 국회로 공을 넘긴 것 역시 탄핵을 눈앞에 두고 '시간끌기'라고 보는 의견이 많았다.

이날 오후 생중계로 담화를 지켜본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차가운 반응을 내놨다.

이날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대합실에서 텔레비전으로 담화를 본 대학생 전모씨(24·여)는 "지난 1~2차 담화와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다"며 "탄핵당할 것 같은 상황에서 시간 끌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34)도 "1~2차 담화를 녹화중계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모씨(65)는 "본인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마치 주변 사람들만 부정을 저지른 것처럼 말했는데 국정을 참모가 아닌 최순실씨와 협의한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비난을 쏟아냈다. 남정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변인은 "시종일관 자기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무책임한 담화"라며 "최고 권력자로서 범행을 공모하고 지휘한 범죄 피의자가 책임을 남 탓으로 돌린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즉각 퇴진 요구를 수용하고 결단을 내린 담화가 아니라 국회에다 공을 떠넘기면서 또다시 시간을 끌려는 속셈"이라며 "퇴진이 담보되지 않은 하나 마나 한 담화이자 선언으로, 정치적 술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대통령이 또 한 번 국민을 기만하고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자신의 수많은 범죄와 엄중한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억울하다는 식으로 강변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국민 담화를 보고 누가 납득할 수 있겠냐"라고도 말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는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의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하며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난은 자제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조동근 공동대표(명지대 교수)는 "대통령이 합리적인 안을 제시했다고 본다"며 "국회에 전반적으로 일정을 위임한 것은 논리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국회는 사실을 기반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사태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 사태가 대통령 탄핵감이 되느냐부터 논리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희범 애국단체총협의회 사무총장은 "정치권은 이제 정치 계산을 그만하고 최순실 국정논단 사태를 어떻게 풀지 고민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넘겨준 공을 해결하지 못하면 국회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준호 기자 hiho@, 김민중 기자 minjoong@, 방윤영 기자 byy@mt.co.kr,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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