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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지상파 `UHD 암호화` 국가 표준, WTO 제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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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가 추진하는 `UHD 콘텐츠 보호`가 국가간 분쟁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UHD TV에 암호화 해제 장치가 없는 글로벌 제조사가 기술 장벽을 이유로 우리나라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의 UHD 콘텐츠 보호가 자칫 국가간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만큼 국가 기술 표준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자신문

게티이미지뱅크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 주 지상파UHD 무선설비규칙을 행정 예고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를 시작으로 정부는 국가 표준을 확정하는 절차를 시작한다.

본지 4월 28일자 8면 참조

지상파UHD 국가 기술 표준에서 논란은 콘텐츠 보호 기술이다. 콘텐츠 보호 기술은 TV단말기에 별도 암호화 해제 장치가 있어야 지상파UHD 영상을 볼 수 있는 기술이다. 콘텐츠 보호가 국내 표준으로 정해지면 글로벌 사업자가 기술 장벽을 이유로 우리나라를 제소할 수 있다. 암호화 장치가 없는 해외 UHD TV로는 암호화된 지상파 UHD영상을 직접 수신할 수 없다. 글로벌 TV제조사는 국내 콘텐츠 보호 추진 상황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현재 UHD추진위원회에 글로벌 제조사는 없다.

무역상 기술장벽(TBT) 협정에 따르면 콘텐츠 보호는 국제간 경제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TBT 2조 9항에 따르면 관련 국제표준이 존재하지 않고, 기술규정이 관련 국제표준의 기술적 내용과 일치하지 않으면 회원국은 특정 기술규정 도입 사실을 다른 국가에 알려야 한다. 또, 다른 국가가 서면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TBT조항은 다른 국가가 우리 정부에 자국 기업의 해외 수출을 막는 기술 장벽을 만들었다며 제소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UHD 국제표준은 정해지지 않았고, 콘텐츠 보호는 일본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표준으로 선정되지 않았다.

콘텐츠 보호 기술을 국가 표준으로 확정하는 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콘텐츠 보호는 지상파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이지만, 정부가 섣부르게 위험 요소가 많은 콘텐츠 보호를 국가 기술 기준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지상파방송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글로벌 가전사가 일본에 맞춰 콘텐츠 보호 기술이 들어간 UHD TV가 판매되고 있다”며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무역에 대한 기술장벽(TBT):WTO(세계무역기구, 1995년 발족) 체제의 협정이다. TBT란 `무역상 기술장벽(Technical Barries to Trade)`이란 뜻이다. 각국의 상이한 표준·기술규정, 인증절차 등을 국제적으로 통일시킴으로써 국제무역을 저해하는 요인을 제거하기 위하여 TBT 협정이 체결됐다. WTO의 전신인 GATT(관세 및 무역에 대한 일반협정, 1947년 발족) 체제 때부터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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