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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1억 수의 대신 평상복·종이관…달라지는 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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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급 삼베에 금장식까지 있는 '황금 수의'입니다. 한 벌 가격이 최고 1억 원에 이릅니다. 관도 오동나무나 향나무로 만든 건 수백만 원에 달합니다. 이렇게까지 고급으로 하지 않더라도 장례식 한 번 치르려면 평균 1천200만 원이 든다는데요, 유족에겐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장례문화에 낀 거품을 걷어내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권란 기자입니다.

<기자>

어르신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서류를 들여다봅니다.

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입니다.

'비싼 수의 대신 평소에 입던 옷을 입혀달라', '화려한 관 대신 소박한 관에 뉘어달라'.

스스로 약속하고 가족에게 당부하는 내용입니다.

[한상선 : 나도 수의를 현재 가지고 있지만, 상당한 낭비예요. 그래서 (자식들을) 많이 설득시키려고 해요.]

서울 서대문구에서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 쓰기 운동에 벌써 500명 이상의 어르신이 참여했습니다.

[민영기 : 영감이 10년 전에 돌아가셨거든요. 2천400만 원이 들었더라고. 나는 그렇게 절대 하지 말라고….]

값비싼 나무관 대신 종이로 만든 관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가격이 10만 원을 넘지 않을 정도로 싼데다 실용적이고 친환경적이란 장점 때문입니다.

종이 관은 무게 8.4㎏으로 여자 혼자 거뜬히 들 정도로 가볍지만, 130㎏의 중량도 견딜 만큼 튼튼합니다.

[황운기/종이관 업체 대표 : 집성목(나무관)을 태우다 보면 그을음이 상당히 나고, 그런데 종이관을 태웠을 때는 그을음이 없고…. 지금은 시대에 맞춰 국민들이 친환경 제품을 많이 선호하죠.]

[최춘경 : 우리가 죽으면서까지 돈을 소비하고 그렇게 할 것이 뭐가 있느냐. 우리 남은 2세들을 위해서 남겨 주고 가야지.]

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비싸고 화려한 장례가 고인에 대한 예우라는 고정관념도 희석되면서 실속형 장례를 찾는 가족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VJ : 김준호)

[권란 기자 ji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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