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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윤병세 '끝장 결의' vs 왕이 '신중한 대응'…한중, 대북제재 입장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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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안보회의 계기 한중 외교장관 대북제재 방안 협의

韓 강력한 대응 동참 요구했지만 中 미온적인 반응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중이 대북제재 수위를 놓고 여전한 온도차이를 보였다. 북한이 핵실험 이후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단행했고,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였던 개성공단까지 전면 중단하는 결단을 내렸으나 중국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부장은 11일 오후(현지시간) 뮌헨에서 약 40분간 양자회담을 갖고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응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날 협의는 지난달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윤 장관과 왕 부장이 처음으로 만난 자리였다.

양측은 북한의 기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위반한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새로운 안보리 결의에 관한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다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한중 양측의 입장이 갈렸다. 윤병세 장관은 중국이 강력한 대북제재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왕이 부장은 중국의 북핵 3원칙을 거론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날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번 안보리 결의가 ‘끝장 결의’(terminating resolution)라는 각오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반면, 왕 부장은 ‘신중한 대응’을 견지하면서 양자 차원의 대북제재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윤 장관은 왕이 부장에게 앞서 9∼10일 방문한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 안보리 이사국 대사들을 만나 대북 제재에 관해 협의한 결과를 설명했다.

윤 장관은 “(연쇄 협의를 통해)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이라는 ‘엄중한 상황에 대해 특단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라고 말하고 “유엔 안보리가 강력한 안보리 언론성명 채택을 계기로 실효적 제재 결의를 조속히 채택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북한이) 5차, 6차 핵실험을 도발하지 못하도록 이번이 ‘끝장 결의’가 되도록 강력한 내용이 돼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윤 장관은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가 우리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고 유엔 안보리 및 국제사회와의 공조 차원에서 어렵게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중국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왕이 부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이라는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로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밝혔다.

하지만 왕 부장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악화되고 매우 복잡해졌다고 지적하고, 안보와 관련된 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 주변국의 이해와 우려를 감안해 신중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두 장관이 앞으로 다양한 외교일정을 통해 북핵, 북한 문제와 관련해 긴밀한 소통과 협의를 계속 강화해 나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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