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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조회수 100만 동영상, 볼 수밖에 없구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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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음악동영상의 공통점 보니]

유니폼 - 학생·군인에 주목도 높아

눈 맞추기 - "날 바라보는 듯" 친근

세로 - 스마트폰 화면에 맞춰 연출

여고생 이예진(18)양은 지난달 7일 미국 유명 토크쇼 '엘런 디제너러스쇼' 작가로부터 섭외 전화를 받았다. 싸이가 미국에 진출하며 처음 나갔던 그 쇼다. 작가는 하루 전 유튜브에서 이양이 팝스타 아델의 'Hello'를 따라 부른 영상(11월 11일자 조선일보 A23면)을 보고 출연 요청을 했다. 딱 2주 뒤인 지난 21일(한국 시각) 이양은 '엘런쇼'에 나가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며 미국 전역에 얼굴을 알렸다. 그의 영상은 6일 만에 조회수 1000만회를 넘겼다. 싸이의 '강남스타일'(18일)보다 2배 더 빠른 속도다.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음악을 동영상의 형태로 즐기는 게 보편화되고 있다. 조성진의 콩쿠르 영상도 유튜브를 통해 퍼졌고, 걸그룹 'EXID'도 군부대 위문 공연을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이양처럼 일반인 깜짝 스타가 되는 사례도 나온다. 동영상 콘텐츠 제작 벤처 '메이크어스'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조회수 100만회를 넘긴 인기 음악 동영상들의 공통점을 들여다봤다.

조선일보

조회수 200만을 넘긴 인기 음악 동영상들엔 공통점이 있다. 걸그룹 EXID의 멤버 하니(왼쪽)처럼 보는 이와 눈을 맞추는 듯한 연출로 친밀감을 주거나 교복, 군복 등 제복 계열의 옷을 입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각인시켜 시선을 끌었다. /메이크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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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캐릭터를 부여하라

교복 아니면 군복. 일반인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올리는 페이스북 계정(구독자 215만명) '일반인의 소름 돋는 라이브'에선 이런 제복 계열 유니폼을 입고 노래를 부를 때 조회수와 재생시간이 평균보다 높았다. 이 계정을 운영하는 메이크어스 제작진은 "비슷한 가창력을 가진 이들이라도 제복을 입어서 '학생'이나 '군인'이란 캐릭터가 생긴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양도 교복을 입었기 때문에 'Korean Highschool girl(한국 여고생)'이란 별명으로 해외 사이트와 언론에 소개됐고, '엘런쇼'에서 섭외할 때도 "교복을 입고 나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눈 맞추기: 친밀감과 위로

모델 이성경이 부른 '꺼내먹어요' 영상(420만회), EXID 멤버 하니의 자장가 영상(350만회) 같은 인기 동영상의 공통점은 눈 맞추기. 영상 주인공이 카메라 정면을 응시하고 노래를 부른다. 가수가 마치 영상 시청자를 바라보면서 노래를 불러주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런 영상엔 "남자 친구(여자 친구)가 노래 불러주는 것 같다" "친구에게 위로받는 기분" 같은 내용의 댓글이 주를 이룬다. 그만큼 친밀하게 느껴진다는 뜻. 또 김광석의 노래나 윤종신의 '1월부터 6월까지' 등 격려나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부른 영상도 평균보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킬러 콘텐츠다.

◇세로: 모바일 환경에 맞춰라

유튜브·페이스북의 '딩고뮤직'(구독자 52만명)이라는 채널엔 '세로라이브'라는 인기 코너가 있다. 스마트폰 화면에 맞는 세로가 긴 화면에서 가수들이 라이브로 노래하는 영상을 올리는 곳이다. 단순히 세로 화면으로 찍는 게 아니라, 자막이나 특수효과 등을 스마트폰 맞춤형으로 연출하는 게 특징. 여기서 '마마무'나 유승우, 백아연처럼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가수들이 조회수 200만회를 넘기는 대박을 터뜨렸다. 음악 주소비층인 10~30대가 SNS를 통해 곧바로 이들의 영상을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특히 백아연은 TV 등 방송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일반인들이 이 노래를 따라 부르는 영상을 자발적으로 올리고 서로 공유하며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얻어 멜론 차트 1위에 등극했다.

메이크어스 김홍기 이사는 "뮤직비디오나 TV 출연 등 전통적 방법으로 음악을 알리던 시대는 빠르게 가고 있다"며 "천편일률적인 뮤직비디오나 밋밋한 라이브 영상을 넘어 스마트폰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영상과 음악을 잘 조화시킬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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