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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지하수로 김장해요"…서산태안 가뭄지역 물절약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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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산·태안=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1t 트럭에 물탱크를 싣고 지하수가 나오는 곳을 찾아가 물을 퍼온 뒤, 김장을 하느라 번거롭긴 하지만 물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지요".

충남 서해안 일대 가뭄피해 지역인 서산시의 한 봉사단체 회원 유모(45)씨는 최근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김장나눔 행사를 하면서 지하수를 사용하느라 종전에 수돗물을 사용할 때에 비해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가을비가 제법 잦은 가운데 18일 오전 서산지역에는 부슬비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아직 이 일대의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물절약 홍보에 고심해 온 서산시는 지난주부터 시민을 대상으로 '지하수로 김장 담그기 운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지역 사회단체와 기업체 등을 중심으로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김장에 사용하는 물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다.

김장은 배추절이기부터 씻기와 다듬기, 버무리기 등에 물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수돗물 대신 지하수를 이용하면 물 절약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사회단체와 기업체 등이 하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장 담그기 행사는 많은 양을 한 번에 하다 보니 사용하는 물의 양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봉사단체들이 김장나눔 행사를 하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이 필요한 만큼 통상 면사무소나 동사무소에서 김장을 한다.

종전에는 면사무소의 수도를 끌어와 사용하면 됐지만, 지하수를 먼 곳에서 퍼오다 보니 절차가 복잡한 것은 사실이다.

서산시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봉사단체 회원들이 종전보다 번거롭고 복잡해진 김장 담그기에 힘들어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물 절약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수를 이용한 김장하기에 대해서는 미네랄이 풍부해 좋다는 쪽과 위생문제를 우려하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지하수에 포함된 각종 천연 광물질이 자연스레 김장김치에 녹아들면서 영양면에서 우수하며, 염소계 소독약이 사용된 수돗물에 비해 유산균이나 비타민 등 유효성분이 활성화되기에 더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다.

하지만 지하수 수질에 문제가 있다면 위생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우려도 나온다.

지하수로 김장하기 외에 서해안권 지자체들은 한방울의 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태안군은 30여곳의 해수욕장 음수대 66곳을 지난달 이미 폐쇄했다.

화장실 변기에 벽돌이나 페트병을 넣는 작업은 이미 끝났고, 세면대의 수압을 조절해 수돗물이 분사되면서 공급량을 줄이는 모습도 요즘 서해안 일대 공공기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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