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은행 갈아타기 멍석 깔렸다..은행권 주거래고객 모시기 경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계좌이동제 '첫발'…은행들, 수수료 인하 등 '주거래 고객' 붙잡기 위한 서비스경쟁

뉴스1

자동이차통합관리서비스(https://www.payinfo.or.kr/) 홈페이지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이현아 기자 = 계좌이동제 첫걸음인 자동이체 통합관리시스템(www.payinfo.or.kr)이 오픈한 가운데 국내 은행들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기존 주거래고객 잡기에 나섰다. 은행들은 수수료 면제, 금리 우대 혜택을 담은 주거래 고객 우대 상품을 출시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지난 1일 금융소비자의 계좌에 등록된 자동이체 항목을 한번에 확인하고 변경 또는 해지할 수 있는 페이인포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현재는 페이인포를 통해 은행 등 52개 금융사에 개설된 전체 납부목록을 조회(1단계)할 수 있으며, 오는 10월부터는 통신비나 보험료, 카드대금의 자동이체를 변경(2단계)할 수 있다. 내년 2월부터는 적금 상품의 주거래 은행 변경(3단계)도 가능해진다.

◇ 226조원 '머니무브' 시작된다…해외사례 보니

업계에서는 계좌이동제 1단계가 시행됨에 따라 약 226조원 규모의 수시입출금 계좌의 '머니무브'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자동이체 등록이 가능한 수시입출금식 예금의 잔액은 개인예금 226조3000억원, 법인예금 192조8000억원이다. 총예금(1092조5000억원)의 각각 20.7%, 17.6%에 달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계좌이동제를 도입한 해외 국가에서는 은행간 대규모 자산이동이 이뤄졌다. 특히 영국 사례를 보면 계좌이동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대형은행들의 시장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계좌이동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중소형 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대형은행인 바클레이스는 2014년 한 해 동안 12만좌 이상의 자사 계좌가 폐쇄되면서 다른 은행 대비 가장 많은 8만좌 이상의 고객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낫웨스트는 7만좌, 로이즈는 5만좌 수준의 계좌가 순유출 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형 은행인 산탄데르, 할리팍스 등 중소형 은행들은 고금리와 캐시백, 현금 지원 등 고강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 산탄데르와 할리팍스의 2014년 계좌 이동 실적은 각각 17만좌, 15만6000좌의 순유입을 기록했으며, 2014년 전체 계좌 이동(약 110만건) 중 약 30%를 차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산탄데르는 예금 잔액에 대해 최고 3% 금리를 주고, 핸드폰, 가스비 등 특정 자동이체에 대해 1~3%의 캐시백을 제공하는 123 어카운트(account) 혜택을 제공했다"며 "할리팍스는 계좌이동 시 일시금으로 125유로를 지급하고 일정금액 이상의 평균잔액을 유지할 경우 매월 5유로를 지급하는 간결한 현금 지급 인센티브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고객님~~~" 은행권 '주거래 고객' 우대 상품 선봬

계좌이동제 1단계가 시행되면서 은행들은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주거래 고객 잡기에 나섰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들 고객이 수시입출금 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을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이탈은 곧바로 자금조달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돼 있다. 저원가성 예금은 금리가 0.1% 수준인 예금으로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다.

우리은행은 선제적 대응을 위해 주거래 요건 충족시 당·타행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는 '우리 주거래 고객상품 패키지’상품을 출시했으며, 최근 임직원 대상으로 계좌이동제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를 실시하기도 했다.

또 KB국민은행은 지난 2월부터 10개 내외의 유관부서(마케팅부, 수신상품부 등)가 계좌이동제 대응을 위한 비상설 협의회를 구성했으며, 하나은행 역시 계좌이동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기존고객 이탈 방어를 위해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조만간 주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계좌이동제 본격 도입에 앞서 출시되는 이 상품에는 주거래 고객들을 대상으로 금융 수수료와 금리 우대 혜택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쟁적인 가격경쟁에 나서기 보다는 주거래 고객에 대한 다양한 우대 혜택을 통해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면서도 "규모가 큰 시중은행에 비해 중소 은행들의 고객 유치전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계좌이동제가 시행될 경우, 인터넷을 통한 자동이체 일괄 변경이 손쉽게 가능해지는 등 전환비용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여 고객 이탈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며 "국내 은행들도 계좌이동제 도입에 따른 英 은행들의 대응을 벤치마킹해 신규고객 확보 및 기존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적극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hyuna@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