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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영국중앙은행 ‘브렉시트’ 비밀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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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부총재, 간부들에 이메일 드러나

영국중앙은행(BoE)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비밀리에 검토해온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3일 영국중앙은행 존 컨리페 부총재가 다른 간부들에게 보낸 비밀 이메일에서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영국중앙은행은 컨리페 부총재의 지휘 아래 제임스 탤벗 통화정책부장 등 몇몇 간부급들이 브렉시트가 몰고올 충격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7일 영국 총선에서 승리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7년 이전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게 되면 주요 수출 시장인 유럽 시장을 상당부분 잃을 수 있고 런던의 유럽 금융 허브 지위에도 타격이 될 수 있어 논란이 계속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비해 왔음을 보여주는 이메일이 폭로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가디언>은 컨리페 부총재가 개인 비서를 통해 은행 고위 간부 4명에게 이메일을 보냈는데, “제임스(통화정책부장)의 팀에 (브렉시트 충격 연구) 프로젝트와 관련한 이메일을 보내지 말라” “제임스도 본인 팀원들에게 유럽 경제에 관한 단기 작업을 하고 있다고만 말하라”는 등 비밀 엄수에 대한 주의사항이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컨리페 부총재의 이메일은 이 은행 공보 책임자에게도 전달되었는데, 공보 책임자가 실수로 <가디언> 편집인에게도 이 이메일을 보내면서 비밀 작업이 폭로됐다.

영국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가 공표한 정책과 관련한 작업을 영국중앙은행이 수행한다는 게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유출된 이메일 내용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비밀리에 작업을 진행한 데 대해서는 “이런 작업을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파이낸셜 타임스>는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가 지난해 말 중앙은행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해놓고, 브렉시트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한 연구를 비밀리에 해온 사실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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