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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결핵환자 중 청소년 많아 … 이유 없이 2주 넘게 기침 땐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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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안심할 수 없는 결핵

중앙일보

폐결핵 환자의 흉부 X선 사진. 결핵이 심하게 진행돼 폐가 하얗게 변했다. [사진 중앙포토]


결핵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예전보다 위생상태와 영양공급이 좋아져서다. 하지만 우리나라 결핵퇴치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한국인 3명 중 1명은 결핵균이 있는 잠복 결핵환자다.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결핵균에 옮아 매년 4만 명 정도는 새로 결핵으로 진단받는다. 결핵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사망하는 사람도 3000여 명에 이른다. 결핵약이 제대로 듣지 않는 ‘다제내성 결핵’도 늘고 있는 추세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권오중 교수는 “공기로 퍼지는 결핵은 조금만 관리를 소홀하면 소리없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핵은 청소년기부터 발병률이 높아진다. 결핵예방백신(BCG) 효과가 떨어지는데다 또래끼리 좁은 공간에서 친밀하게 보내는 시간이 길어 결핵균 감염 위험이 크다. 질병관리본부로 결핵 역학조사 신고가 들어온 곳 역시 대부분 학교다. 고등학교가 300건으로 가장 많고, 그 뒤를 대학교(290건)·군부대(127건)·중학교(93건)·어린이집 및 유치원(49건)·초등학교(33건) 순이다.

결핵연구원 김희진 원장은“똑같이 결핵균에 노출됐어도 10대 후반 청소년기는 다른 연령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2013년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0~14세 이하 어린이의 결핵 발병률은 10만 명당 5.4명이다. 반면 15~19세 중고등학생은 10만 명당 37.2명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결핵은 기침·발열·체중감소 등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방치하기 쉽다. 학교 결핵관리 강화가 주목받는 이유다. 우선 청소년 결핵 환자를 선제적으로 발견·치료해 결핵확산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와 충청남도가 청소년 결핵집중 관리사업을 시범적으로 진행했다. 충청남도 지역 고등학교 118곳에서 고등학교 1학년생 6302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1.2%(78명)이 잠복결핵감염으로 진단받고 예방치료를 받았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결핵예방 보건교육과 잠복결핵 검진·치료를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결핵은 초기에 감염 여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2주 이상 이유없이 기침을 계속하면 결핵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권 교수는 “영유아기에 접종하는 결핵예방백신(BCG)은 결핵균 감염으로 나타나는 중증 결핵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한다”며 “평생 결핵을 막지 못한다”고 말했다.

결핵으로 진단받으면 빨리 치료를 시작한다. 추가로 결핵균 감염·확산을 줄이기 위해서다. 첫 2주 동안 꾸준히 치료하면 결핵 전염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약물치료도 꾸준히 받는다. 결핵균은 느리게 증식해 최소한 6개월 이상 약을 복용해야 한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약 복용을 빼먹으면 내성균이 생겨 결핵이 재발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치료가 까다로운 난치성 결핵으로 진행할 수 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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