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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기종과 '우리마당', 1990년대부터 종북 활동…2011년 김정일 빈소 설치 시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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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미 대사에 대한 흉기 테러를 자행한 김기종(55)씨는 NL(민족해방)계 노동문화운동단체 '우리 마당' 대표다. 1982년 6월 당시 성균관대 법대에 재학 중이던 그의 주도로 만들어진 이 단체는 2011년 서울 대한문 앞에 김정일 분향소를 설치하고, 한반도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등 오랜 기간 종북(從北) 성향 활동을 벌여왔다. 우리마당은 1980년 3월 고대, 성대 등의 대학생들이 연극과, 사진, 영화 등을 논하던 소모임을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 그러던 것이 그해 5월 광주 민주화 운동을 거치며, 급격히 단체의 성격이 변했고 이름도 우리마당으로 바뀌었다. 훗날 김씨가 당시를 회상하며 자신의 블로그에 적은 글을 보면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다. “1980년 5월 광주 소식이 전해지며 모임에 아무래도 지방 출신이 많았던 관계로, 서로의 근황 등도 점검되며 신군부 토론에 따른 시사적인 토론으로 확장됐다…이런 만남은 월 1회 정례화되면서 광주 등의 실제와 진상을 얘기하는 가운데 더욱 구체화 됐다.”
조선일보

5일 마크 리퍼트 주한미대사를 테러한 김기종씨가 지난달 24일 한미훈련을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이후 우리마당은 차츰 세를 키워, 1993년 새터주민교실 등을 열어 탈북자를 돕는 활동을 시작했고, 1998년에는 자체 통일문화연구소를 개설했다. 김씨를 잘 아는 이들은 이때 이미 김씨가 북한을 찬양하는 듯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얘기한다. 당시 그는 가는 곳곳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처럼 진정한 하나된 조국이다”라는 말을 하고 다녔다고 한다. 1985년 8월 미 대사관의 성조기를 태운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5일 리퍼트 대사를 테러한 뒤 경찰에 연행되면서 "1985년 광화문에서 7명이 시위를 했는데 당시 담장이 없던 미 대사관에 들어가 성조기를 가위로 잘라 태웠고 그 중 1명은 2년6개월 동안 형을 살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우리마당은 이후 통합진보당이 속해 있던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의 일원으로 활동한다.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 민자통(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 연방통추(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 등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 김씨가 북한에 처음 다녀온 것은 2006년이다. 언론에 널리 퍼져있는 독도지킴이 활동도 이때부터 시작한다. 통일 문제에 관심을 두면서 항일(抗日) 감정이 거세졌고, 이 때문에 독도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게 주변인들 이야기다. 그는 이듬해까지 개성에 나무를 심는다는 목적으로 8차례 방북한다. 이때는 이미 김씨가 통일부의 통일교육위원을 지내는 등 민족 운동 계열에서 상당한 이름을 알렸을 때다. 독도 지킴이 활동을 하는 것도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활동은 대부분 종북 성향이 강한 것들이었다. 그가 우리마당 안에서 만든 ‘통일문화연구소’는 2011년 2월부터 매월 평화협정 시민토론회를 개최하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한미연합군사훈련 반대 등도 거론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방부 앞 등에서 이런 주장을 외치며 가두시위를 했고, 올해에도 한미연합 전쟁연습 중단촉구 시위에 참석했다. 이런 활동은 자연히 보수단체와 충돌을 불렀다. 지난 2011년 12월에는 국보법 피해자 모임 3명과 함께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북한 김정일의 분향소 설치를 시도하다가,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에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국회의원 등 인적 네트워크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2010년 펴낸 ‘독도와 우리 그리고 2010년’에 보면 “국회나 정부에 내가 키운 사람들이 많다”며 “민족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 마당’을 안 거쳐간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얘기했을 정도다. 실제 그는 야권 관계자들과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기 전 의원 보좌관과 통합진보당 공동대변인 등을 맡았던 우위영씨가 김씨에 대해 “지혜와 안목이 실로 놀라울 따름”이라고 공개적으로 칭찬한 적이 있다. 김씨는 2012년엔 국회 정론관에서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과 함께 일본 방위백서 발표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김아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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