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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친구 의심, 登校·TV시청 거부… 당신은 잠재적인 이슬람 戰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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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정부, 진단 리스트 발표… "리스트 실효성 없어" 비판도

조선일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프랑스 정부가 '반(反)테러·반(反)지하디스트(이슬람 전사)'를 내세운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연쇄 테러 사건을 겪은 프랑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강력한 반테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28일 문을 연 홈페이지 '스톱-지하디즘(Stop-djihadisme)'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폭력·잔학성을 고발하는 동영상과 함께, IS에 참여한 외국 대원들의 열악한 실상을 보여주는 내용이 올려져 있다.

특히 잠재적 지하디스트를 진단하는 '진단 리스트'가 눈에 띈다. 9개 항목으로 구성된 이 리스트를 활용해 가족·친구·지인이 지하디스트일 가능성을 확인해 보라는 취지다. 진단 리스트는 '가족 구성원이 되기를 거부한다'는 눈에 띄는 행동부터 'TV시청과 음악감상을 중단한다' 등의 세부적인 생활 변화까지 포함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진단 리스트까지 만든 건 최근 잇따라 발생한 자국 내 테러가 프랑스 내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난 지하디스트들 소행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변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다면 이들의 행동 변화를 감지해 당국에 신고하거나 조치를 취했을 것이고,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진단 리스트 등을 통해 지하디스트들이 테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어느정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유럽 경찰기구인 '유로폴'에 따르면,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출신 지하디스트만 최대 5000여명에 이른다. 최근에는 한국인까지 시리아로 입국해 IS에 동참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자국 내 지하디스트에 대한 우려가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진단 리스트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체육활동 중단'에 대해 한 프랑스 인권 운동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요즘 운동을 잘하지 않고 있는데, 나를 지하디스트로 볼 수 있느냐"고 썼다.

[이순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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