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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중국 여성들, "전지현처럼 해주면 수천만원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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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한국의료관광대전' 20~30대 부유층 '문전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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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19~20일 중국 상하이 상하이전람중심에서 '한국의료관광대전'을 개최했다. /사진=김유경기자


#성형에 관심이 많은 중국인 저우모씨(30·여)는 친구와 함께 '한국의료관광대전'에 왔다가 얼굴과 가슴성형 상담을 받은 후 아예 비용 견적까지 뽑았다. 중국에서 이미 쌍꺼풀 수술을 받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수술비가 1000만원을 넘지만 저우모씨는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쌍꺼풀 재수술과 복부 지방 흡입, 가슴 성형수술을 한꺼번에 받을 생각이다.

#중국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쑤모씨(55·여)는 19일 상하이전람중심에서 열린 '한국의료관광대전'을 찾았다. 한국 병원의 기술과 장비를 들여올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마침 해당 병원이 '한국의료관광대전'에 참가했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1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한 '한국의료관광대전'에 중국 병원장·의사, 벤처캐피탈 직원은 물론 성형에 관심이 높은 중국여성들이 몰렸다.

중국에서 한국의료에 대한 관심과 신뢰가 워낙 높다보니 한국의료기관에 합작 형태로 투자하거나 의료기술과 장비를 도입하려는 병원 관계자들이 몰린 것이다. 한국에서도 포에버성형외과와 메가성형외과, 타미성형외과, 이문원 한의원, 광동한방병원 등 29개 병원과 11개 의료관광 유치업체가 이번 전시회에 참여했다.

이영대 메가성형외과 원장은 "의료기술을 교류할 수 있는 병원이나 중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파트너를 찾기 위해 이번 상하이 전시회에 직접 참가했다"며 "중국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커서 중국 자본으로 병원을 짓고 우리가 의료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중국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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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한국의료관광대전'의 의료관광설명회에 중국 현지 병원장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김유경기자


상하이의 한 벤처캐피탈에서 근무하는 까오모씨(38·여)는 "한국 의료기관에 투자하고 싶어 이번 의료관광설명회에 참석했다"며 "한국 의료서비스와 기술, 장비에 관심이 높아 합작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이 특히 성형수술을 위해 한국을 찾는 이유로는 중국 현지에서 받은 수술이 실패한 경우가 많아서다. 쌍꺼풀 수술의 경우 중국에선 10만원부터 300만원에 이르기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저가로 수술을 받았다가 실패할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이런 중국인들은 의술이 뛰어나다고 소문난 한국에 와서 재수술을 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영대 원장은 "지금 중국의 성형수술 시장은 한국의 20년전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며 "중국인들은 양악 등 큰 수술보다는 지방이식이나 실리프팅 등을 유난히 선호한다"고 밝혔다. 양악 같은 큰 수술은 치과와 연계한 수술 후 조치가 중요한데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고 중국 현지 장비가 열악한 상황에서 한국에서 양악 수술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 신논현역에 위치한 포에버성형외과에는 이미 수천만원씩 들고 병원을 찾는 40~50대 중국 여성들이 많다고 한다. 외국인 고객 비중은 1년 전 10%에서 최근 30%로 늘었는데 전체 외국인의 80% 정도가 중국인이다. 아예 전지현 등 유명 연예인 사진을 들고 와서 똑같이 수술해 달라는 젊은 중국 여성들도 있을 정도다.

정해진 포에버성형외과 원장은 "중국인이 개인적으로 입소문을 통해 병원을 찾는 경우 1인당 수술비는 한국인에 비해 10배나 높다"며 "이들 VIP에게는 공항 픽업서비스는 물론 호텔, 스파, 맛집, 쇼핑 등 컨시어지 서비스를 꼼꼼히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의료계의 중국 진출과 중국인 환자 유치는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진 않다. 정 원장은 "돈 쓰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중국인이 많아 최근 한국과 가장 가까운 중국 청도에 진출했지만 환자 유치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는 브랜드를 키워 아예 한국에 찾아오게 하거나 의료 장비나 화장품 등 다른 산업과 함께 진출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용 성형 뿐 아니라 한방 탈모치료도 한국 의료계가 주목해야 할 블루오션으로 알려졌다. 이문원 한의원 대표원장은 "중국인들은 3일에 한번, 항주 사람들은 1주일에 한번 정도 머리를 감는 수준이어서 두피에 피지량이 많고 염증도 많아 탈모가 심각하다"며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한방 탈모 예방으로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김유경기자 yune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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