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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6년이나…이 집에 로봇이 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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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테네시에 위치한 캠벨 크릭이라는 마을에선 2층 주택 3채에 로봇을 살게 하는 로보하우스 프로젝트(Robohouse Project)가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는 테네시계곡개발청(Tennessee Valley Authority)과 오크릿지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미국전력연구소(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 3개 단체가 공동 진행한 것.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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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하우스는 에너지 효율적인 냉장고와 주전자, 세탁기, 단열재 등 신축이나 신설비에 대한 현실적인 데이터 분석을 위해 진행한 것이다. 처음에는 실제 테스터를 이용해 3세대 가족이 거주하고 6년 동안 측정 데이터를 비교해 광열비나 자원 배정 현황 평균을 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진학을 위해 집을 떠나는 등 6년 동안 발생하는 인위적 요인으로 실내 온도 같은 데이터가 좌우되는 게 문제였다. 이런 이유로 로보하우스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오크릿지국립연구소 패트릭 휴즈(Patrick Hughes) 소장은 로봇을 선택한 이유로 주택 3채에서 동일 조건으로 비교를 할 수 있고 테스트에 효과적인 에너지 사용량을 설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로보하우스 속 로봇은 냉장고 문을 여는 시간이나 샤워 시간, TV를 보는 시간 등을 평균 미국인 프로필 데이터에 근거한 행동을 입력 받는다. 무인 저택에서 로봇은 아침이면 화장실 전기를 켜서 빈 욕조를 채우거나 샤워를 하고 정기적으로 냉장고를 여닫거나 식기세척기, 세탁기, TV를 사용하고 취침 시간에는 소등도 한다.

로봇이지만 인간처럼 행동하는 이족보행로봇은 아니다. 마치 물통처럼 생긴 양동이 로봇인 것. 내부에는 하루에 방출하는 수분이 저장되어 있다. 또 냉장고 여닫는 장면 같은 건 로봇 팔이 했다. 세탁을 끝낸 세탁물은 건조기에 옮겨 말릴 수 없기 때문에 세탁기와 건조기에 미리 필요한 수건을 넣어뒀다. 건조기에는 분무기 기계를 내장해서 일상적인 세탁 상황을 만들어 정확한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냉장고에 식료품이 들어 있는 건 아니지만 물을 넣은 컨테이너 온도를 조절해 실제 상황을 만들었다.

이렇게 철저하게 만든 시뮬레이션 시스템은 인간에게 가장 편안한 건축 설비를 분석하는 것으로 로보하우스 프로젝트는 정확한 데이터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로보하우스는 집안에 사람이 없어도 더 나은 인류의 삶을 만들기 위해 인간의 삶을 표현해낸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는 올해 10월 완료됐다. 테스트에 사용한 저택 3채는 모두 팔려 지금은 로봇이 아닌 실제 사람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석원기자 techhol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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