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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재판 피하려 2년 동안 ‘코마’ 연기한 남성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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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이웃집 독거노인의 노후 예금 7천만원 가로챈 뒤

경찰 수사 나서자 “목뼈 부러졌다”며 중환자 행세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는 모습 CCTV 잡혀 ‘덜미’



[지구촌 화제]

이웃집 독거노인의 노후 저축금을 꿀꺽 한 뒤 재판을 피하려고 2년 동안이나 코마(혼수 상태)에 빠진 것처럼 위장해온 사기꾼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영국 남웨일스 스완지에 사는 앨런 나이트(47)가 주인공이다. 그는 옆집에 혼자 사는 노인 이보 리차드의 은행계좌에서 4만1570파운드(약 7095만원)를 몰래 빼돌렸다. 그는 이 돈을 휴가비와 캠핑카를 사는 데 썼다. “나이트는 가족도 없이 연금으로 사는 리차드를 돌봐주겠다며 접근한 뒤 저축금을 빼 썼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를 알게 된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나이트는 또 한번 사기를 친다. 부인과 짜고 창고 문에서 넘어져 목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하며 법정 출두를 회피한 것이다. 신용사기 혐의로 기소된 그는 법원이 부를 때마다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하기를 반복했다. 코마에 빠졌다며 산소호흡기를 달기도 했다. 중환자 연기는 2년간 이어졌다.

하지만 그가 남부 바닷가에 여행 갔다 돌아오는 모습과 대형마트에서 쇼핑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티브이(CCTV) 화면을 경찰이 입수하면서 그의 사기 행각도 종말을 보게 됐다. 그는 최근 휠체어에 탄 채 법정에 출두했다. 다음 달 열리는 선고 공판에선 징역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폴 토머스 판사는 “나이트는 매우 훌륭한 연기자지만, 그의 실제 몸 상태는 그가 주장하는 것과는 완전히 달라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이웃집 리처드에겐 다행히 은행이 손해액을 돌려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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