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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윤 대통령, 10번째 거부권 태세…이재명 “특검 거부한 자가 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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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52회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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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에 10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예고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국회에서 한 최고위원회에서 전날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관해 “수년간 현직 대통령부터 여당이 끊임없이 해왔던 말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는 것)”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범인이 아닐 테니까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해병대원 사망 사건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사령부, 경북경찰청의 은폐·무마·회유 등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과 관련 불법행위 등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대통령실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민주당의 강력한 저항은 물론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22대 국회의원 당선자 171명 전원은 “특검법을 끝내 거부한다면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특검법 수용 촉구 결의문을 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국회에서 한 최고위원회에서 “거부권이라는 세 글자가 다시 이 사태를 장기화하고 (채 상병) 부모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거듭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문화방송(MBC)과 연합뉴스티브이(TV) 인터뷰에서 “사법 절차에 상당히 어긋나는 입법 폭거”라며 “대통령께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석은 ‘10번째 거부권 행사가 부담 되지 않을 것이냐’는 물음엔 “건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이걸 받아들이면 나쁜 선례를 남기는 거고, 더 나아가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날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채 상병 특검법 국회 통과 직후 브리핑에서 “채 상병의 죽음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9일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거부권 행사 이유를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여당의 총선 패배 뒤에도 거부권 행사를 이어가려는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정치권 밖에서도 제기된다. 이관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는 “윤 대통령이 특검을 찬성하는 국민 여론을 모르지는 않을 것인데, 사안이 대통령실에 치명적이다 보니 거부권을 행사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도 “독소조항이 있다면 해소하자고 역제안하면 되는데, 거부권을 행사해 시간을 끌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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