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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달군 수저로 후임병 팔 지지고, 입에 파리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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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부대 가혹행위 전면조사

각종 폭력·추행 드러나… 간부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軍)이 부대 내 가혹 행위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서면서 그동안 숨겨져 왔던 각종 폭력·가혹 행위가 드러나고 있다.

육군은 경기 포천 지역 한 부대 소속 A(22) 병장 등 선임병 3명에 대해 가혹 행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 A 병장 등은 지난 6~8월 생활관 등에서 '군기를 잡겠다'는 이유로 후임병 9명의 가슴과 배 등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선임병 중 1명은 라이터로 가열한 수저를 후임병의 팔에 대 2도 화상을 입힌 것으로도 조사됐다.

군은 또 경기 연천 지역의 한 부대에서 후임병을 폭행하거나 성추행하고, 죽은 파리를 입에 넣는 등 가혹 행위를 한 B(22) 병장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도 역시 '군기를 잡는다'는 이유로 이와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가혹 행위를 한 병사들에 대해선 처벌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간부급들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병영 내 구타·가혹 행위 등으로 징계 처분을 받은 간부 349명 중 95.7%인 334명이 경징계(감봉·근신·견책)를 받았다. 중징계는 정직 13명, 강등 1명, 해임 1명으로 15명에 그쳤다.

경징계를 받은 간부 중 54.4% (190명)는 가장 낮은 징계인 근신·견책을 받았다. 반면 같은 기간 가혹 행위 등으로 징계를 받은 병사 중 근신 처분 비율은 3.6%에 불과했다. 서 의원은 "병사들에게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간부들이 폭력과 가혹 행위를 일삼는데도 경고 수준의 가벼운 징계로 마무리하다 보니 병영 내 폭력과 가혹 행위가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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