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27일자 1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첫 직장의 소득이 낮을수록 직장을 옮기는 비율이 높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직자 대부분이 낮은 임금을 이유로 회사를 옮기지만, 그래도 임금 총액은 첫 직장에 머물러 있는 이들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고용정보원이 공개한 대졸자 직업 이동경로 추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업자 53.3%가 4년 이내에 회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정보원의 추적 조사는 2007년 대학을 졸업한 33만832명을 대상으로 3년에 걸쳐 이뤄졌다. 이 가운데 17만6336명이 4년 이내에 직장을 옮겼다.
직장을 옮긴 17만6336명 가운데 66%(11만6382명) 가량이 임금 수준 등을 이유로 회사를 옮겼다.
실제로 소득에 따른 직장 이동 비율을 보면 ▲ 100만원 미만 82.6% ▲ 100만~150만원 70.8% ▲ 150만~200만원 55.8% ▲ 200만~250만원 36.5% ▲ 250만~300만원 22% ▲ 300만원 이상 18.2% 등으로 집계됐다.
월급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이직에 따른 소득 상승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을 옮긴 이들은 4년 후 월 47만6000원의 소득 상승 효과를 본 반면, 첫 직장 유지자는 이보다 18만3000원 적은 월 29만3000원의 소득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직장을 옮겨 상대적인 소득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도, 첫 직장에 머물며 높은 연봉에서 시작한 직장인의 소득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60만5000원에서 시작한 첫 직장의 월평균 소득 격차는 4년 이내 직장을 옮긴 이들의 월평균 소득 상승으로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42만2000원 가량 격차를 기록했다.
이는 이직자의 첫 직장 월평균 소득이 안정적인 직장인 월소득(206만8000원)의 70%(146만3000원)에 불과해 임금상승률을 반영해도 그 수준이 82%(193만9000원)에 그치는 등 안정적인 직장인의 월소득(236만1000원)을 못 따라고 있는 것이다.
김두순 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은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 낮은 임금에서 출발하면 이후 직장을 옮기더라도 소득 격차를 완벽하게 없애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애당초 임금 수준이 높은 곳에서 일을 시작하지 않을 경우, 직장을 옮겨 봤자 소득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임금 양극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실증적으로 조사된 것”이라며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려는 대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스마트 경제방송채널 - 이데일리TV>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