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31 (금)

이슈 MLB 메이저리그

MLB도 관심인 강백호 2025년, 문제는 ‘포수’가 아니다? 100억 조건은 간단하다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서울고 시절부터 뛰어난 타격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강백호(26·kt)는 2018년 kt의2차 1라운드(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입문했다. 강백호가 이처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고교 시절 포수를 보면서도 어마어마한 장타 잠재력을 뽐냈기 때문이다.

포수는 야구 포지션 중 가장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포지션이다. 체력적인 소모도 크다. 그래서 공격력을 갖춘 포수라는 어떤 시대든 시장이든 큰 우대를 받는다. 강백호 또한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 다만 kt는 처음에는 강백호를 포수로 보지는 않았다. 포수로 만들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강백호의 타격 잠재력을 곧바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비 부담이 덜한 포지션을 주는 게 현실적으로 일리가 있었다.

그렇게 강백호의 포지션 유랑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강견을 앞세워 좌익수나 우익수를 봤다. 한동안 그의 포지션은 외야수였다. 다만 공격에서는 KBO리그를 이끌어나갈 걸출한 재능으로 인정을 받은 것과 달리, 수비 쪽에서는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어깨는 좋았지만 타구 판단이나 수비 범위에서 좋은 수비를 가진 외야수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때 한 번의 변화가 더 찾아왔다.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를 내야로 불러들이기로 결정한다. 1루수였다. 그간 프로에서 뛰면서 좌익수 혹은 우익수만 봤던 강백호는 1루 경험이 거의 없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1루수가 부족했던 팀 전력적인 사정도 있지만,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포석에 둔 행보임을 부인하기 어려웠다. 이 감독도 이를 솔직하게 인정하곤 했다.

강백호는 당시 군 문제가 걸려 있었고,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 병역 특례를 받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외야보다는 1루 쪽의 경쟁이 더 수월할 것으로 봤다. 특히 좌타 1루수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외야보다는 수비 부담도 적었다. 그렇게 강백호는 2020년 팀의 풀타임 1루수로 거듭났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는 상황에서도 2021년 1루수를 봤다. 이 감독의 예상대로 강백호는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도쿄 올림픽 명단에 들 수 있었다. 외야로 뛰었어도 강백호의 공격적 재능을 외면하기는 어려웠겠지만, 강백호의 수비력과 외야의 수비 비중을 고려할 때 확실한 자리를 차지하기는 1루가 더 좋았다.

결과적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특례를 받은 강백호는 다시 수비 포지션이 논란이다. 강백호를 1루로 보낼 때와 달리, 지금은 kt에서 1루를 볼 수 있는 선수가 제법 있다. 베테랑 오재일, 그리고 지난해 공격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준 문상철이 있다. 강백호를 다시 1루로 보내면 이들의 교통 정리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kt가 2024년 꺼내든 카드가 바로 ‘포수’였다. 장성우라는 주전 포수가 있는 상황에서 강백호를 지명타자로 쓰되, 포수 백업으로 쓰면 팀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kt는 장성우의 뒤를 받칠 만한 백업 포수가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항상 장성우의 수비 부담이 컸다. 그렇다고 확실하게 치고 올라오는 백업 포수가 있는 건 아니었다. 1군 코칭스태프의 성에 차지 않았다. 여기에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되면서 프레이밍의 가치도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 잘 잡고, 잘 막고, 잘 던지면 되는 포수 본연의 임무만 잘 수행하면 됐다. 볼 배합이야 벤치에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게 강백호는 2024년 포수로 169⅔이닝이라는 적지 않은 출전 시간을 소화했다.

kt는 2025년 강백호의 포수 출전 비중을 더 높인다는 구상이다. kt는 올 시즌을 앞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주전 유격수 심우준을 놓쳤지만 3루수 허경민을 데려왔다. 허경민은 수비력에서 인정을 받는 3루수다. 이에 기존 주전 3루수인 황재균이 1루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오재일 황재균 문상철까지 1루만 세 명이다. 리그 정상급 수비수인 오재일은 물론, 나머지 두 선수의 수비력이 강백호보다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이에 강백호는 지명타자와 포수를 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든 선수를 다 골고루 쓰려면 강백호의 포수 비중이 늘어나야 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프링캠프부터 포수 훈련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장성우가 주전 포수가 되긴 하겠지만, 장성우의 체력적 부담을 줄이고 강백호의 비중이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kt의 전력이 극대화되는 구조다. 강백호도 포수 마스크를 쓰는 게 싫지는 않다. 맡겨 주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강백호 측 관계자도 “생각보다 포수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강백호는 2025년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이 때문에 올해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같은 공격 성적을 내더라도 어떤 포지션을 소화하느냐가 관심이다. 강백호에 대한 관심은 KBO리그 구단뿐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강백호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타격 메커니즘이 잘 되어 있고, 메이저리그 수준의 빠른 공을 칠 수 있는 파워와 배트 스피드를 갖췄다는 평가다. 한 관계자는 “선수가 진출 의사를 가진다면 연 평균 금액에서 김혜성 이상은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FA 시장에서 당장 주목을 받는 것은 수비 포지션이 아닌 공격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각 팀마다 포수 사정이 다르고, 강백호를 포수로 보지 않는 팀도 있을 것이다”면서 “결국 강백호의 관건은 공격력을 되찾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공격만 좋은 성적을 낸다면 수비 포지션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백호는 한창 좋을 때 리그 평균보다 50~60% 더 좋은 득점 생산력을 뽐냈던 선수다. 지금은 이게 5~10%로 줄었다. 가장 좋을 때의 공격 생산력을 찾는다면, 사실 그냥 지명타자로만 써도 충분히 팀에 공헌할 수 있다. 그렇게만 되어도 4년 기준 총액 100억 원 이상은 무난하게 직행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를 봐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강백호를 포수로 보는 시각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포수로 풀타임을 뛰어본 적도 없고, 포수 수비력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비 평가도 극적인 반전을 이끌기는 쉽지 않다. 결국 메이저리그 구단으로서는 강백호가 1루수 혹은 지명타자로 경쟁력 있는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를 더 우선적으로 살필 가능성이 크다. 강백호의 수비 포지션도 중요하고 이는 kt의 전력에 직결되겠지만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리그 정상급 타자로의 복귀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