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는 극중 감정 결여의 인물이지만 아이들에게만은 다정한 엄마이자 상대의 뇌를 장악해서 기억을 지배하는 브레인 해커 ‘한영수’ 역을 맡았다. 배두나는 브레인 해킹이라는 특수 기술을 미친 연기력으로 완벽하게 구현해 내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오랜만에 블랙코미디를 해보고 싶었다. 이번 작품 시나리오를 읽을 때 씁쓸한 웃음이 나왔고, 통쾌하기도 했다. 한영수는 인간병기를 훈련 시키는 부대에서 어릴 때부터 훈련을 받은 인물인데, 이 인물이 사회적으로 범죄자, 나쁜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하나씩 해치우는 장면이 잔인하면서도 통쾌한 부분이 있었다. 완벽한 히어로물은 아니지만 쓴웃음이 나오는 찌질한, 보통 사람 같은 모습이 좋아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배우 배두나가 쿠팡플레이 시리즈 ‘가족계획’에서 한영수 역으로 열연했다. 사진=쿠팡플레이 |
엄마 ‘영수(배두나)’가 가진 브레인 해킹이라는 기술을 중점으로 가족 구성원마다 자신의 능력을 더해 극악무도한 범죄를 함께 처단해 간다는 설정은 ‘가족계획’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이었다. 배두나는 ‘가족계획’에 대해 “그 안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실제 우리가 뉴스에서 접할 법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배우로서 ‘어떤 작품을 해야지’ 보다는 저도 모르게 끌리는 게 있는 것 같다. 스크립트를 읽지 않나, 그럼 되게 와닿는 부분이 있다. 와닿는 시나리오는 제가 그 안에서 캐릭터가 되어서 읽는데 분노한다던가 그런 경우는 조금씩이라도 몰입했던 이야기들이 나올 때 작품에 끌리게 되는 것 같다.”
‘영수’는 감정이 없는 캐릭터라고 설명돼 있지만, 배두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결핍된 감정 표현이 힘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했을 때 작가 선생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동정심이나 감정 능력이 떨어지는 애들을 훈련 시키는 거고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할 수 있는 사람, 거기 플러스 정신적으로 절제하는 훈련을 받았을 거라는 생각에서 태어났을 때부터 어느 정도 엄마 밑에서 자랐겠지만 중, 고등학교 때 탈출을 했는데 그때까지는 철저하게 감정을 표출 못하고 못 느끼는 것으로 교육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탈출하면서 보통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면서부터 책으로 배운 것 같은 자상함, ‘엄마라면 이렇게 해야 해’라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 어렸을 때 배웠어야 하는 거, 사회생활에서 터득했어야 하는 것. 그렇게 설정해갔다.”
배우 배두나가 쿠팡플레이 시리즈 ‘가족계획’에서 한영수 역으로 열연했다. 사진=쿠팡플레이 |
특히 ‘가족계획’은 배두나에게 ‘엄마’라는 캐릭터를 처음 만나게 해준 작품이기도 하다. “첫 촬영에서부터 ‘엄마’라는 소리에 놀랐다. 그 다음부터는 적응을 해갔다. 현장에서 로몬, 이수현이 일부러 ‘엄마’라고 불러줬다. 지금은 ‘선배님’이라고 부르지만.(웃음)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누나’ ‘언니’라고 불러달라고 하기에는 미안하고 그래서 ‘선배님’이라고 하게 됐다.”
배두나는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류승범과는 부부로 호흡했다. “어리바리했던 청춘을 지나 지금 이 나이게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춰본 건데 너무 기뻤다. 색깔도 강한 배우이고 저와 류승범, 둘을 같이 붙이는 경우는 없었다. 그래서 못 만났던 것도 같다.”
“서로 부드럽게 융화될 수 있는 나이가 된 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되게 반가웠고, 연기 호흡도 잘 맞았다. 제가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다. 현장에서 워낙 유쾌한 사람이었고, 힐링되는 사람이었다. 어디서 도를 닦다 온 사람 같지 않나. 득도한 느낌이다. 의지를 많이 했다. 캐릭터들이 워낙 강한 드라마인데, 류승범이 그 안에서 윤활유 같은 역할을 잘 해줬다. 이 작품 전체가 숨 쉴 수 있게끔 리듬 조절을 잘했다. 극을 잘 살려줬다고 본다.”
배우 배두나가 쿠팡플레이 시리즈 ‘가족계획’에서 한영수 역으로 열연했다. 사진=쿠팡플레이 |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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