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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컬러가 담긴 배구를 해야한다"
새로운 도전으로 한창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임도헌 감독은, 한 걸음 뒤에서 꾸준히 한국 배구를 지켜보고 있다.
임 감독은 1993년 현대자동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아웃사이드 히터 출신이다. 현역 은퇴 후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화재에서 수석코치를 맡았고, 이후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팀 감독으로 승격하며 지도자 커리어를 쌓아왔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직을 맡아 국가대표 선수들을 이끌었다.
현재는 서울 방이동에서 '임도헌 배구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초·중·고 엘리트 선수는 물론 배구 동호인들에게도 배구의 즐거움과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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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감독은 11일 MHN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한국 배구, 과거 아쉬웠던 순간, 그리고 유소년을 통해 나아가야 할 한국 배구의 방향을 소탈하게 털어놓았다.
임 감독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아쉬운 순간은 바로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이었다. 당시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인도와 파키스탄에 패하며 12강 진출에 실패했고, 61년 만에 메달을 따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임도헌 감독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베테랑 세터 한선수(대한항공)을 다시 소집하는 '비상수'도 썼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당시를 상기한 임 감독은 "팬들께 정말 죄송하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때는 성적에 급급해 조급했다. 내가 추구하던 배구도 하지 못했다"고 고백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한국 배구는 현재 위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 대회에서의 부진과 리그 내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아지며 소위 '몰빵 배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임 감독은 "한국 배구는 한국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본 배구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일본은 2000년대까지 우리보다 뒤쳐졌지만, 2016년 이후에는 일본만의 배구를 통해 한국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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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헌 감독은 2군 리그 도입과 해외 리그 유학 제도에도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2군 리그 도입은 구단의 투자를 필요로 하지만, 이는 더 나은 팀과 더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해외 리그로 선수를 보내 경험을 쌓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 큰 무대에서 뛸 기회는 선수들에게 분명 큰 성장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축구처럼 구단이 특정 학교를 책임지고 육성하는 엘리트 시스템 도입에 대해 "매우 좋은 방안"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프로 구단의 육성 체계 아래에서 선수들이 자라난다면, 배구의 저변도 넓어지고 선수 풀이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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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구의 빡빡한 일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현재 V-리그는 10월부터 4월까지 6개월 대장정을 달리고 있다. 한 팀이 36경기를 치른다. 짧게는 이틀 텀으로 경기에 나서기도 한다. 이 때문에 미처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부상도 매우 자주 발생한다. 최근 들어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 등 외인 감독들이 지적한 부분이기도 하다.
임도헌 감독 역시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주말 리그 방식에 대해서는 "이틀 연속 경기는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결국 임도헌 감독의 철학은 간단하다. 한국 배구가 당장의 성적에 집착하기보다 느리더라도 한국만의 색깔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본기를 다지고, 수비와 팀워크를 강화하는 배구야말로 한국 배구를 살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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