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따낸 피겨 이해인이 더 성숙해질 것을 약속했다.
이해인은 1일 경기도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4 KB금융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겸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7.04점, 예술점수(PCS) 63.15점 등 총 130.19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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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11월 30일) 쇼트프로그램에서 60.45점을 획득했던 이해인은 이로써 최종 총점 190.64점을 기록, 전체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 각 종목 1~3위에게는 내년 2월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펼쳐지는 4대륙선수권대회 출전권이 주어진다. 단 ISU 규정에 따라 올해 7월 1일 기준 만 17세 이상이 되어야 4대륙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이해인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 대부분이 만 17세 미만으로 연령 제한에 걸렸고, 이해인은 연령을 충족하는 선수 중 1위 김채연(213.51점)과 4위 윤아선(193.44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점수를 얻어 출전권의 주인공이 됐다. 참고로 2위와 3위는 각각 203.68점, 199.11점을 받은 신지아, 김유성이다.
최근 공백기를 딛고 이뤄낸 결과라 더 값진 성과다. 이해인은 지난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이 발각됐다. 이어 대한빙상경기연맹 조사 과정에서는 음주 외에 후배 선수 A에게 애정 행위를 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연맹은 자체 조사를 거친 뒤 이해인에게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에 이해인은 A가 과거 연인 관계였고, 애정 행위도 성적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후 서울동부지법이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판결을 내렸고, 이해인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징계 무효 확인 본안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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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이해인은 “지난 시간은 정말 힘들고도 값진 배움의 시간이었다. 이번 복귀전은 단순한 하나의 경기가 아니라 새로운 각오의 출발점”이라며 “더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로 거듭나겠다. 국가대표라는 소중한 자리를 다시 얻어 그 무게를 온전히 짊어지는 선수가 되겠다. 나를 끝까지 믿어 주신 팬 여러분께 드리는 진심 어린 사죄의 첫 걸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피겨 선수로서만이 아니라 그저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많이 배우고 느낀 점도 많았다”며 “두 번 다시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잘 처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많은 팬들은 이해인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이해인은 “선수들은 보통 긴장해서 함성이나 응원 등 외침을 잘 못 듣는데, 오늘은 팬들과 눈을 맞추고 싶었다”며 “(고득점을) 솔직히 기대하지 못했다. 열심히 한 만큼 조금이라도 더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마음으로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잘 풀렸고, 좋은 점수가 나와 너무 기뻤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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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가처분 인용 소식을 전해 들었을 당시에는 빙판에서 훈련 중이었다고. 이해인은 “솔직히 그냥 받아들이고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인용 소식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서럽게 울었다. 그 와중에도 훈련 시간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끝까지 열심히 스케이트를 탔다”고 돌아봤다.
또한 이해인은 연맹과 대립 구도로 비치는 것에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그는 “연맹과 갈등하려던 게 절대 아니다. 개인적으로 억울하고 답답한 부분을 바로잡고 싶었던 마음이었을 뿐”이라며 “빙상 발전을 위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맹과 더 성숙한 자세로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다. 팬 분들과 빙상계 관계자들에게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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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목표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출전이다. 그는 “나도 언젠가 올림픽 무대에 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이제 올림픽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편 남자 싱글 종목에서는 총점 264.59점을 기록한 차준환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서민규(244.23점)와 이시형(240.66점), 이재근(236.55점), 김현겸(231.92점)이 그 뒤를 이은 가운데 서민규, 이재근은 연령 제한으로 4대륙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그렇게 차준환과 이시형, 김현겸이 4대륙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아울러 2025-2026시즌 국가대표는 이번 대회 성적과 2차 선발전인 종합선수권대회 결과를 합산해 선발한다.
차준환.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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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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