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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화려했던 20대, 굴곡진 30대…세일, 35살에 리그 최고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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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크리스 세일.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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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1살의 나이에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빼어난 성적으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 연속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투표에서 2~6위를 차지했다. 2017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308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코리 클루버(당시 클리블랜드)에 밀려서 2위에 그쳤다. 이후 5년간 시련이 찾아왔다.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했고, 새끼손가락이 골절됐으며, 자전거 사고로 손목뼈가 부러졌다. 스트레스 때문에 갈비뼈에도 이상이 왔고, 어깨 염증까지 생겼다. 작년까지 4시즌 동안 총 151이닝 투구에 그쳤다. 결국 그는 작년 말 보스턴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됐다. 애틀랜타가 그의 연봉 1700만달러(총 연봉은 2750만달러)를 보조해주고 내야수 유망주 본 그리섬을 내주는 조건이었다. 보스턴은 2019시즌 뒤 그와 5년 1억4500만달러의 연장 계약을 했었다.



조금은 무모해 보인 애틀랜타의 선택 같았으나 35살의 베테랑 투수, 크리스 세일은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177⅔이닝을 던지면서 18승3패, 평균자책점 2.38, 탈삼진 225개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달성했다. 시즌 최고의 투수에게 수여되는 사이영상은 그의 몫이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1일(한국시각) 세일이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30명의 투표에서 1위 표 26장, 2위 표 4장을 얻어 198점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가 됐다고 밝혔다. 2위는 130점(1위 표 4장, 2위 표 25장, 4위 표 1장)의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였다.



세일은 수상자로 결정된 뒤 ‘엠엘비닷컴’ 등과 인터뷰에서 “이제 이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된 것 같다”면서 “어렸을 때는 마운드에 올라 그냥 공을 던지면 성적이 따라왔다. 그런데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알게 됐다.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투수로는 1996년 존 스몰츠에 이어 28년 만의 사이영상 수상. 엘리아스 스포츠 통계에 따르면 세일은 사이영상 투표에서 5차례나 상위 5위를 차지한 최초의 투수이기도 하다. 또한 35살 이후 처음으로 사이영상을 받은 6번째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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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태릭 스쿠벌.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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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이날 28살 생일을 맞은 태릭 스쿠벌(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 만장일치(1위표 30장, 210점)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20년 빅리그에 데뷔한 스쿠벌은 2022년 팔꿈치 굴곡근 수술을 받았고 작년 7월 리그에 복귀해 7승3패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풀 타임으로 뛰면서 18승4패, 평균자책점 2.39, 탈삼진 288개로 역시나 아메리칸리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엠엘비닷컴’에 따르면, 투수 트리플크라운은 평균자책점이 공식 통계가 된 1913년 이후 올해까지 22명밖에 없었다.



세일과 스쿠벌은 2002년 배리 지토, 랜디 존슨 이후 동일 시즌에 양대리그 사이영상을 휩쓴 최초의 좌완 듀오도 됐다. 스쿠벌은 “세일은 내가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우상으로 삼았던 좌완투수”라면서 “올스타전에서 그를 만났는데 정말 멋졌다. 그와 함께 이 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하고 평생 기억할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메이저리그는 22일 오전 8시 양대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발표한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내셔널리그),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아메리칸리그)의 수상이 유력한 가운데 만장일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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