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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우린 오타니 안 맞히잖아!" 마차도 격분 이유 있었네, 오히려 분노는 SD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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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우리는 오타니 안 맞히잖아? 사구를 던질 게 아니라 아웃시켜야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더그아웃 리더인 매니 마차도가 격분했다. 마차도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 도중 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샌디에이고는 10-2로 승리하며 다저스와 시리즈 1승1패 균형을 맞췄는데, 경기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몇 차례 나왔다.

마차도의 분노가 폭발한 장면은 샌디에이고가 3-1로 앞선 6회말에 나왔다. 선두타자로 나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다저스 선발투수 잭 플래허티가 던진 싱커에 몸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마차도는 플래허티의 사구가 빈볼이라고 확신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이날 1회 첫 타석부터 선취 솔로포를 치고, 3회 2번째 타석에서도 2루타를 치는 등 최상의 타격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었다.

무사 1루에서 주릭슨 프로파가 투수 앞에 댄 번트가 안타가 되면서 1, 2루 기회로 연결됐다. 마차도가 해결해야 하는 순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다저스는 여기서 플래허티를 앤서니 반다로 교체했다. 1사 1, 2루에서 잭슨 메릴이 바뀐 투수 반다에게 좌전 적시타를 뺏으면서 4-1로 거리를 벌렸다.

결과적으로 샌디에이고는 손해를 보지 않았지만, 마차도는 플래허티를 향한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마차도는 3루 수비를 나갔을 때도 더그아웃에 있는 플래허티와 계속해서 언쟁을 벌이면서 다저스타디움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과열된 분위기는 팬들에게도 전달됐다. 샌디에이고가 7회말 수비를 준비할 때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를 향해 외야 관중석에서 야구공을 비롯한 이물질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다저스 구장 안전 요원들은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프로파와 중견수 메릴, 우익수 타티스 주니어까지 마운드 가까이 대피시켰다. 성난 팬들을 진정시키고 이물질을 치우기까지 12분 정도 소요됐다.

마차도는 경기 뒤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플래허티와 언쟁을 벌인 것과 관련해 "플래허티는 우리 팀 최고의 타자인 타티스 주니어를 맞히려 했다. 타티스 주니어를 아웃시키지 못하더라도, 공으로 맞혀선 안 되는 것 아닌가. 다저스도 최고의 선수를 데리고 있지 않나? 오타니라고? 우리는 오타니를 공으로 맞혀서 경기자에서 내보낼 시도는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오타니를 아웃시키려 할 뿐"이라며 정정당당한 승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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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당사자인 타티스 주니어는 빈볼 논란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타티스 주니어는 "투심이었던 것 같은데, 팽팽한 경기였다. 내 동료들이 언제나 내 뒤에 든든하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오늘도 모두가 그런 장면을 지켜봤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우리는 야구를 하고 있었다. 빈볼을 던지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었고, 그러기엔 너무도 중요한 경기였다. 그래서 이해했다. 내 야구 IQ가 그렇게 말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나를 사구로 내보냈을 때 오히려 나는 더 에너지를 얻었다. 동료들이 더 큰 에너지를 주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우리가 그런 순간을 기꺼이 받아들이면, 그 에너지가 우리에게 넘어온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오늘 경기한 방식처럼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샌디에이고는 7회말 다저스 팬들의 난동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가 마운드에서 12분을 기다리고도 무실점으로 7회말을 마무리하면서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샌디에이고는 8회 이후에만 6점을 더 뽑으면서 다저스의 사기를 완전히 꺾었다.

7회말 수비를 마치고 마차도가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마차도는 선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했을까. 다르빗슈는 이 질문에 "여기저기서 욕이 들려왔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타티스 주니어는 "그냥 모여서 서로에게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특히 마차도는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렇게 재정비를 하면서 경기는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우리가 팀으로 뭉치면 얼마나 강한지, 우리가 얼마나 미칠 수 있는지 상기시켜 줬다. 그게 전부였다"고 이야기했다.

7회 팬들의 난동은 양팀 모두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다저스타디움에서 1000경기 이상을 치렀지만, 이런 경기는 본 적이 없다. 분명 많은 감정이 뒤섞인 경기였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보안 요원이 경기장에 야구공을 던지는 사람을 처리하기 위해 움직였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 장면은 절대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팬들이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경기장에 물건을 던질 때부터였다. 빅리그 경기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팬들은 경기장에 경기를 즐기기 위해서 온다. 그들이 원하는 어떤 말이든 해도 된다.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다저스 팬들은 경기에 졌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뭐라 말할 수 있겠는가. 그저 다저스 팬들이 조금 더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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