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을 가지는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가 한국 야구를 향한 진심을 전했다.
니퍼트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은퇴식을 치른다.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사진=천정환 기자 |
명실상부 니퍼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투수였다. 2011년 두산(2011~2017년)과 계약한 뒤 KT(2018년)를 거치며 2018시즌까지 8년 간 214경기 출전에 102승 5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9의 성적표를 써냈다.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인 것은 물론, 유일한 100승-1000탈삼진 달성자로 남아있다.
특히 니퍼트는 두산과 떼놓을 수 없는 사이다. 2016시즌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기록 이외에도 언제나 팀을 먼저 생각하는 ‘워크 에식’이 빛났으며,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팬들로부터 ‘니느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22년에는 외국인 투수 중 유일하게 프로야구 40주년 레전드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후 니퍼트는 2018시즌을 끝으로 KBO리그를 떠났지만, ‘빅드림 유소년 야구단’을 운영하며 육성에 힘쓰고 있다. 이 밖에도 JTBC ‘최강야구’ 등 다양한 방송에서도 활약 중이다. 그리고 그는 이번 은퇴식을 통해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게 됐다.
두산은 이날 니퍼트를 은퇴식 특별 엔트리에 등록했다. 이로써 니퍼트는 김태균(전 한화 이글스)-박용택(전 LG 트윈스)-나지완(전 KIA 타이거즈)-오재원(전 두산)에 이어 KBO리그 은퇴식을 위한 특별 엔트리에 등록되는 역대 5번째 선수가 됐다. KBO는 2021시즌부터 은퇴 선수의 은퇴식을 위해 엔트리 등록이 필요할 경우 정원을 초과해 엔트리에 등록하는 걸 허용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다만 실제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지는 상황을 봐야 한다. 앞서 4명은 모두 야수였기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가 어렵지 않았지만, 투수는 다르다. 타자는 타석에 서지 않아도 교체할 수 있지만, 투수는 최소 한 타자를 상대하거나 주자를 잡아 공수교대가 될 때까지는 마운드를 지켜야 한다.
행사 전 사인회를 통해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한 니퍼트는 한국에 처음 오기로 한 결심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외국인 선수’가 아닌, ‘최선을 다한 선수’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다음은 니퍼트와의 일문일답.
Q. 은퇴식에 와서 마음이 남다를 것 같은데.
- 기분이 좋다. 말씀하신 것처럼 시구는 몇 번 했었는데, 큰 감흥은 사실 없었다. 어떻게 경기가 흘러갈 지 모른다. 시구도 시구지만 (실전) 시합에도 던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Q. 오랜만에 전 동료들 만났을 텐데 어떤 이야기 나눴는지.
- 최선을 다하라 이야기하고 싶다. 포스트시즌 문턱에 와 있으니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좋은 말들을 해주고 싶다. 스케줄이 바빠서 아직 못 만났는데 그런 말들을 해주고 싶다.
Q. 실전 경기 마운드에 서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 특별한 것은 없다. 최강야구에 출현하면서 시합도 하고 있고 루틴도 선수 때와 똑같이 하고 있다. 따로 특별하게 준비한 것은 없이 늘 하던대로 준비했다.
Q. (절친했던 포수) 양의지가 두산으로 돌아온 뒤 니퍼트의 은퇴식을 하게 돼 기쁘다 했는데.
- 기분이 너무 좋다. (실전 경기에) 던질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모르겠지만 양의지와 마지막 투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 기쁘고 흥분된다.
Q. 현역 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 몸 상태는. 실전 경기 등판에 대한 긴장은 없는지.
- 물론 전성기 때와 육체적으로 비교하면 지금 달릴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그때 투구 실력보다 지금 더 스마트하고 영리하게 던질 것 같다.
Q. 두산 유니폼 입고 오랜만에 팬들을 만났는데.
- 너무 좋다. 사실 처음 두산 유니폼 입을 때부터 이것을 입고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공식적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선수가 돼 너무 좋다.
Q.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 선수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더그아웃에 있는 자체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려 한다.
Q. 두산, 그리고 KT는라는 팀은 어떤 의미인지.
- 아까 말했듯이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었을 때부터 이것을 입고 은퇴하고 싶었다.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최대한 오래 현역 생활을 하고 싶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은퇴식을 하게 돼 감사하다. KT 구단에도 너무 감사하다. 2017시즌 끝나고 손 내밀어 줬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KT와 경기에서 은퇴식 할 수 있게 해주신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Q. KBO리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인지.
- 하나만 꼽기 어렵다. 첫 선발 경기에서 LG 트윈스를 상대했다. 그 경기가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Q. 두산 우승 반지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지.
- 끼지는 않지만 맨날 본다. 트로피 케이스에 잘 보관 중이다.
Q. 외국인 투수 최초로 KBO리그에서 은퇴식을 하게 됐는데.
- 몰랐다. 나를 용병 선수, 외국인 선수라 구분지어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팀 동료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좋은 팀 동료들이 있어 좋은 기록들을 세울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보다는 그냥 최선을 다한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
Q. 한국에 오기 직전 2010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월드시리즈까지 갔었는데, 한국행 결심을 후회하지는 않는지.
- 2010시즌이 끝나고 좋은 계약을 하려 했는데 성사되지 않았다. 나이도 점점 들고 있었다. 내게 최고의 조건이 무엇인지 고려했을 때 한국에 오는 것이 있었다. 후회하고 그런 것은 없다. 아주 잘한 결정이었다.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