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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악’ 오타니 MVP와 50-50, 공 하나에 날아갈 뻔… 성난 팬들, 투수 SNS 테러로 분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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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지난 24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서 역사적인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9홈런-39도루로 이 대업에 홈런과 도루 각각 한 개씩을 남겨두고 있었던 오타니는 아홉수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며 대업을 썼다.

이날 경기에서 이미 도루 하나를 추가하며 40도루 고지를 밟은 오타니는 3-3으로 맞선 9회 2사 만루에서 극적인 끝내기 만루 홈런을 치며 팀 승리를 이끄는 동시에 당당히 40-40 클럽에 가입했다. 40-40 클럽의 문을 여는 순간도 슈퍼스타 다웠다.

오타니에 앞서 40-4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1988년 호세 칸세코(42홈런-40도루), 1996년 배리 본즈(42홈런-40도루),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42홈런-46도루),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46홈런-41도루), 2023년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41홈런-73도루)까지 5명이었다. 오타니는 6번째 가입자였다. 126경기 만에 40-40을 달성해 메이저리그 역대 최소경기 40-40 달성도 성공했다.

그런 오타니는 25일 경기에서도 홈런 하나를 추가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없는 50-50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40-40을 달성했을 무렵 오타니의 산술적인 시즌 페이스는 50홈런, 50도루 정도였다. 현지 언론에서는 앞으로 남은 상대팀, 오타니의 현재 페이스 등을 고려하면 50-50 달성 가능성이 꽤 높다고 짚었다. 지명타자라 체력 관리가 크게 필요하지 않아 휴식일을 가질 이유가 별로 없고, 여기에 리드오프라 다른 선수들에 비해 타석도 많이 돌아온다.

그런데 여기에는 굉장히 중요한 전제가 있다. 오타니가 남은 경기를 모두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1~2경기 결장이 결국은 50-50 대업을 가로막을 수 있는 만큼 부상 관리는 필수다. 팔꿈치 부상 외에 야수로는 지금껏 특별히 큰 부상이 없었던 오타니라 기대가 걸리기는 하지만,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 억울하게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26일 경기에서 그런 위험성이 잘 드러났다. 아직 시즌이 제법 남은 상황에서 누적 기록에서 손해를 봐 MVP까지 날아갈 뻔했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서 선발 1번 지명타자로 나섰다. 경기는 양팀이 팽팽하게 맞서며 8회까지 1-1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오타니가 다저스의 8회 공격 선두 타자로 들어섰다. 언제든지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이기에 모든 팬들이 오타니의 타석을 기대하며 지켜봤다. 그런데 이 기대가 비명으로 바뀌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앞서 세 타석에서 안타가 없었던 오타니로서는 자신의 기록 문제가 아니라 팀 승리를 위해 이 타석 출루가 필요했다. 반대로 탬파베이는 오타니를 반드시 봉쇄해야 했다. 오타니가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이는 좌완을 올렸다. 정통 오버핸드가 아닌, 팔 각도가 낮은 좌완 리처드 러브레이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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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의 올해 핫존 및 콜드존을 보면 역시 몸쪽에는 상대적으로 타율과 장타율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오타니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몸쪽으로 바짝 붙일 수 있는 제구력, 그리고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반드시 필요한 양상인데 러브레이디와 탬파베이 또한 이를 모를 리 없었다. 러브레이디는 ‘살기 위해’ 몸쪽을 계속 공략했고, 2B-1S에서 다시 몸쪽으로 공을 던졌다.

하지만 공이 너무 깊었다. 오타니는 러브레이디의 시속 92마일(약 148㎞)짜리 싱커에 반응해 배트를 내다가 공에 왼 손목 부위를 맞았다. 일단 반응을 한 상황에서는 피하기 어려운 코스였다. 그런데 그 다음이 심상치 않았다. 오타니는 맞자마자 왼 손목을 꽉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하면서 1루 쪽으로 뛰어갔다. 다저스타디움에 모인 다저스 팬들은 그들의 슈퍼스타의 고통에 즉각 야유로 대응했다.

다저스는 팀의 간판 스타 중 하나인 무키 베츠 역시 몸쪽 공에 왼손을 맞아 골절상으로 이탈하는 아픔이 있었다. 물론 고의는 아니었지만 베츠는 이 공 하나에 결국 두 달을 재활로 허송세월해야 했다. 오타니도 문제가 생긴다면 사실상 올 시즌이 여기서 끝날 수도 있었고, 그렇게 되면 다저스는 전력의 치명타였다. 50-50 달성이 문제가 아니었던 셈이다.

다행히도 큰 부상을 면했다. 오타니는 교체되지 않았다. 오타니가 참을 만하다는 사인을 보낸 것이다. 오타니는 후속 타자 베츠의 좌월 투런포 때 홈을 밟았고, 다저스는 이 홈런포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다만 오타니의 몸 상태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다행히도 X-레이 검진 결과 큰 이상이 없다는 소견에 모두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경기 뒤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괜찮다고 한다. 구단에서 X-레이 검진을 진행한 것 같은데 음성이라고 들었다. 그는 괜찮다"고 주위를 안심시켰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공에 맞았을 당시) 진짜 무서웠다. 그럴 때면 항상 숨이 멎는 느낌이다. 우리는 이미 몇 달 전에 베츠의 부상을 경험했다. 오타니에게도 공이 날아들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공이 오타니의 팔뚝에 맞았다”면서 “하지만 올해의 4~6주가 남은 시점에서 손에 있는 작은 뼈들에 대해 이야기해야 했다면 그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타니가 큰 부상을 면했지만 다저스 팬들, 그리고 오타니의 팬들은 러브레이디에 분풀이를 했다. 수많은 팬들이 러브레이디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달려들어 비판을 쏟아냈다. 아무래도 원색적인 비판이 많았던 만큼 러브레이디도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고 결국 계정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양쪽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이었다.

오타니는 올 시즌 128경기에서 타율 0.292(507타수 148안타), 41홈런, 94타점, 40도루, OPS 0.993을 기록하며 정상급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시즌 마지막까지 어떤 부상 변수가 도사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타니가 50-50 달성 여부와 별개로 부상 없이 이 기록에 끝까지 도전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부상으로 그 도전의 끝을 보지 못한다면 너무 아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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