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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네일은 엄지척으로 팬들을 안심시켰다… “KIA-NC에 감사” 하지만 KIA 고민은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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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공에 맞는 순간 누구나 최악의 상황을 생각할 법했다. 자칫 잘못하면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 친 타자도 망연자실한 상황에서 KIA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은 성급히 더그아웃으로 뛰어 들어갔다.

경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직감할 수 있었다. 출혈을 숨기려 했지만 숨길 수 없었다. 하지만 네일은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싫다는 듯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퇴장했다. 그리고 의연하게 수술을 받았고, 이제 건강한 회복을 다짐했다. 그런 네일이 다시 일어설 때까지 버텨야 하는 건 KIA의 의무가 됐다.

네일은 25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병상에 누워 있는 자신의 사진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턱을 고정한 상태로 병상에 누운 네일은 급박했던 수술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얼굴은 퉁퉁 부어 있었다. 그러나 오른손으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걱정하는 팬들을 안심시켰다. 자신의 수술이 잘 끝났고, 또 건강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는 엄지손가락이었다.

네일은 SNS를 통해 “내게 많은 걱정과 기도를 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하나님께서 어젯밤 나를 잘 보살펴 주셨다”면서 “이제는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수술과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신 아산병원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KIA와 NC 다이노스 팀에도 감사하다”고 적었다. 자신을 돌본 의료진과 빠른 수술을 위해 백방으로 뛰며 고생한 KIA 프런트, 그리고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준 NC의 모든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끔찍했던 사건은 24일 창원에서 있었다. 이날 네일은 팀의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는 와중에서도, 그리고 몇몇 위기가 있는 와중에서도 1회부터 4회까지 실점하지 않으며 버텼다. 주자들이 나가도 좀처럼 홈을 허용하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 팀 타선도 0-0으로 맞선 5회 김선빈의 안타와 도루로 만든 2사 2루 기회에서 박찬호가 선제 적시타를 치며 1점을 앞서 나갔다.

그런데 문제는 6회 터졌다. 선두 데이비슨이 강한 타구를 날렸다. 리그 타구 속도 부동의 1위인 데이비슨이 다시 한번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문제는 방향이었다. 차라리 담장 너머로 날아갔으면 나았을 텐데 이게 공교롭게도 네일의 얼굴을 향했다. 피할 새도 었었다. 턱에 정통으로 맞았다. 네일은 얼굴을 감싸 쥔 채 더그아웃으로 갔고,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검진 결과가 좋지 않았고 곧바로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응급 수술이었다. 늦은 밤에 창원에서 수술을 받기는 어려웠다. 구단은 당장 수술할 수 있는 큰 병원을 찾았고, 서울 아산병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낸 뒤 지체 없이 네일을 구급차에 태워 이송했다. KIA는 “24일 삼성창원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 검진 결과 턱관절 골절 소견을 받았으며 오늘(25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에서 턱관절 고정술을 받을 예정”이라면서 “정확한 재활 기간은 수술 후 경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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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은 수술을 받은 뒤 SNS의 게시글로 팬들을 안심시켰다. 그래도 천만다행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비껴갔다. 그만한 게 다행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다만 남은 정규시즌 등판은 어려워졌다. 정규시즌은 9월 말에 끝난다. KIA 관계자들도 그 안에 돌아올 것이라고 보지는 않고 있다. 수술한 부위가 며칠 사이에 깔끔하게 나아질 것도 아니고, 잘못하면 장기 결장을 부를 수도 있다. KIA는 일단 네일의 건강한 회복이 우선이라면서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KIA는 25일 현재 71승48패2무(.597)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삼성과 경기차는 5.5경기다. 이제 23경기 남짓 남은 상황에서 5할 승률만 달성해도 정규시즌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이 유력하다. 그러나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단계는 아니다. 여기에 네일이 다쳐 사실상 남은 정규시즌 경기 결장이 어려워짐에 따라 비상이 걸렸다.

당장 KIA는 올해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에 고전하고 있다. 윌 크로우, 이의리, 윤영철이 차례로 부상 이탈했다. 네일이 빠지기 전에도 개막 당시 선발 로테이션에 없었던 두 선수(황동하 김도현)가 선발로 뛰고 있었다. 여기에 네일이 다치면서 선발 투수가 또 필요하다. 그런데 KBO리그에 7~8번 선발까지 다 완비되어 있는 팀은 없다. 지금 황동하 김도현이 나란히 활약해주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윤영철은 아직 복귀 단계는 아니다. 윤영철 또한 언제 복귀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일단 정규시즌 우승만 확정지으면 그 다음부터는 여유가 있다. 여기서 KIA의 고민이 시작된다. 네일이 없는 전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느냐부터 따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다. 네일의 부상이 6주 이상이 유력하기에 교체 카드를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도 고민은 있다. 영입 대상자를 추리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말 그대로 시즌 끝물이라 지금은 선수풀이 더 좁다. 미국에 있는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엔트리 확장을 노린다. 수준급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영입을 확정한 뒤에도 입국, 취업비자 발급, 컨디션 조율까지 못해도 일주일에서 열흘이 걸린다. 즉, 시즌 마지막까지 던질 경기가 별로 없다. 그마저도 선수 수준이 떨어져 도움이 안 된다면 돈만 날린다.

9월부터는 엔트리가 확장되기에 일단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잡고, 그렇지 않은 경기는 불펜데이 등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든든한 이닝이터가 없으면 간신히 안정을 찾은 불펜이 다시 흔들릴 수 있고, 이는 큰 경기를 앞두고 썩 좋지 않은 징조다. KIA로서는 여러 가지를 다 고려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3~4경기 정도를 책임질 새 외국인 투수를 비교적 저렴하게 데려와 빨리 준비를 시키고, 크게 쫓기지 않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는 것이다. 그 다음부터는 뭘 해도 여유가 있다. 그리고 네일이 10월 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시리즈 일정에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새로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도 이미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는 등록 기한(8월 15일)이 지났기 때문에 어차피 한국시리즈에는 나가지 못한다.

최악의 경우 외국인 투수 하나 없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해야 한다. 한편으로 네일의 턱이 빨리 회복된다고 해도 당장 1~2주는 정상적인 음식 섭취가 어렵다는 문제 때문에 정상 컨디션으로 한국시리즈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KIA로서는 정말 운도 따라줘야 하는 문제다. 정규시즌 우승, 한국시리즈 우승 한 번 하기가 이렇게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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