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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결국 고우석 멘탈까지 무너지나… 더블A서 2경기 연속 4실점, ERA 18.00 ‘충격’ 이제는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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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계약하며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한 고우석(26·마이애미)의 험난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더블A 강등, 트레이드, 트리플A에서 더블A 강등, 그리고 최근 마이애미가 고우석을 메이저리그 레벨로 보지 않는다는 현지 언론 보도까지 긍정적인 대목이 없다.

그 가운데 고우석의 성적도 추락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성적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오히려 추락 흐름이다. 이제는 더 망가지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졌다. 고우석의 의욕이 살아날 수 없는 여건에서 사실상 올 시즌이 무의미하게 흘러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블A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성적과 별개로 고우석을 둘러싼 뭔가가 무너지고 있다.

구단 산하 더블A팀인 펜사콜라 블루와후스에서 뛰고 있는 고우석은 17일(한국시간) 블루와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몽고메리 비스킷츠(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더블A)와 홈경기에서 팀이 3-2로 앞선 9회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했으나 1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4실점을 하고 무너졌다. 고우석의 올해 더블A 평균자책점은 18.00까지 올랐다.

구간을 조금 나눠보면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되기 전 샌디에이고 구단 산하 더블A팀인 샌안토니오 미션스에서 뛰었을 때의 더블A 10경기 평균자책점은 4.38이었다. 그러나 마이애미 구단 산하 더블A팀인 펜사콜라로 내려온 후로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00을 기록 중이다. 오히려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팀인 잭슨빌에서 뛰었던 16경기 평균자책점은 4.29로 지금보다 더 좋았다. 갑작스럽고 예상하지 못한 더블A행에 고우석이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다는 추론이 더 힘을 얻고 있다.

3-2로 앞선 상황에서 직전 경기 등판 부진을 만회할 기회였다. 고우석은 지난 14일 등판에서도 1⅓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얻어맞는 등 부진한 끝에 3피안타(2피홈런) 3볼넷 1탈삼진 4실점의 난조를 보였다. 하지만 팀은 고우석을 3-2로 앞선 9회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시켜 만회의 기회를 줬다. 같은 팀을 상대로 설욕할 기회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탬파베이 구단의 미래들에게 뭇매를 맞고 허무하게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첫 타자인 윌리 바스케스는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날 경기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던 셈이다.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상대 선수들이 항의하다 퇴장을 당할 정도였지만 이미 판정은 내려진 뒤였다.

하지만 그 다음 타자인 제일렌 배틀스를 2루 땅볼로 유도하고도 잡아내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내야 안타가 됐고, 이어 송구 실책이 나오며 주자가 2루까지 갔다. 다만 1사 2루 상황이라 아직은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챈들러 심슨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하고도 이를 잘 처리하지 못해 끝내 내야 안타가 돼 1사 1,3루가 됐다. 운이 좋았다면 경기가 여기서 끝날 수 있었지만 오히려 블론세이브 위기에 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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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고우석은 결국 태너 머레이에게 우전 안타를 적시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주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이어 고우석은 대타 매튜 엣젤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이어진 2사 1,2루에서 상대에게 더블 스틸을 허용했다. 2루 주자 심슨의 시즌 52번째 도루가 3루에서 만들어졌다. 2사 2,3루에서 고우석은 에리베르토 에르난데스에게 좌월 3점 홈런을 얻어 맞고 무너졌다.

블론세이브에 경기가 뒤집어진 상황이지만 펜사콜라 벤치는 고우석에게 9회를 모두 맡겼다. 고우석은 이후 도미닉 키건에게 안타를 맞는 등 쉽게 이닝을 정리하지 못했다. 브레이든 테일러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이미 경기는 뒤집어진 뒤였다. 고우석은 이날 1이닝을 정리하는 데 31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물론 중간에 실책이 끼어 있기는 하지만 경기 내용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4점 모두 자책점이었다. 팀은 결국 고우석의 난조를 이기지 못하고 3-6으로 졌다.

더블A도 수준이 꽤 높다. 오히려 구단이 극도로 아끼는 특급 유망주들은 트리플A보다는 더블A에서 성장 과정을 거친다. 더블A에서 모든 준비를 마친 뒤, 트리플A로 올라가 마지막 예열을 끝내고 메이저리그에 올라간다. 더블A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고우석이 더블A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00을 기록할 레벨의 투수는 아니다. 분명 고우석이 자기 공을 못 던지고 있다.

고우석을 둘러싼 환경이 너무 좋지 않다. 큰 꿈을 품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지만 정작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했다. 그것도 서울시리즈까지 와서 로스터 탈락의 비보를 들었다. 이후 더블A로 갔으나 쉽게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고, 시즌 중에는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마이애미로의 트레이드는 고우석에게 기회를 의미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마이애미는 샌디에이고처럼 위닝 팀이 아니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을 내다 팔 가능성이 높았고, 고우석이 좋은 활약을 한다면 시즌 중반에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여겼다. 실제 마이애미도 고우석을 트리플A로 배정했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이, 마이애미 내부 평가도 냉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마이애미 지역 언론 '마이애미 헤럴드'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의 트레이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면서 고우석에 대해 "마이애미는 아라에즈를 트레이드하면서 샌디에이고로부터 한국인 우완투수 고우석을 영입했지만 고우석이 빅리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잘라 말하며 관심을 모았다. 샌디에이고가 준 다른 세 명의 유망주가 더 핵심이었을 뿐, 고우석은 애당초 트레이드의 핵심 퍼즐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실제 당시 트레이드 때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을 판 가장 큰 이유는 팀 연봉 줄이기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어 '마이애미 헤럴드'는 “샌디에이고는 2022년 KBO 리그에서 구원왕을 차지했던 고우석이 불펜투수진의 핵심 선수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현실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블A 시즌 종료는 메이저리그보다 빠르다. 고우석은 더블A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트리플A 재진입도 불투명해졌다. 결국 올해는 메이저리그로 갈 확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고우석의 마음은 더 지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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