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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태권도 금메달 위너 박태준, 비매너 논란에 “끝까지 최선 다하는게 예의” [Pari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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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파리올림픽 ◆

“상대가 포기하지 않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예의라고 배웠습니다.”

‘태권 윙크보이’ 박태준(경희대·20)이 2024 파리 올림픽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부상 당한 선수를 끝까지 공격했다는 일부의 터무니 없는 비매너 의견 주장을 반박했다.

박태준(세계 랭킹 5위)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전에서 가심 마고메도프(26위, 아제르바이잔)에 기권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박태준은 라운드 점수 1-0(9-0 13-1)으로 상대에게 일방적인 우위를 점한 가운데 2라운드 승리와 경기 승리를 앞두고 상대 부상으로 체급 우승을 확정했다.

매일경제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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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박태준은 58kg 체급에서 한국 역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해당 체급은 종전까지 이대훈(대전시청 코치)이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게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김태훈과 장준이 각각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바 있다.

태권도가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한국은 줄곧 금메달을 따왔다. 하지만 3년 전 열렸던 도쿄올림픽에선 처음으로 노골드 수모를 당하며 종주국의 체면을 구겼다. 이다빈이 여자 67㎏ 초과급에서 은메달, 장준이 남자 58kg급에서 동메달, 인교돈이 남자 80㎏ 초과급에서 동메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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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대회 대표팀의 첫 선봉으로 나선 박태준이 화끈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태권도는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남자 태권도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도 무려 16년만의 일이다. 2008 베이징 대회 손태진(68㎏급), 차동민(80㎏ 초과급) 이후 처음으로 박태준이 금맥을 되살렸다.

하지만 경기 종료 후 박태준은 마음껏 웃지 못했다. 상대가 부상으로 쓰러져 기권을 선언했기 때문. 박태준의 공격으로 인한 것이 아닌 자신이 공격을 하던 도중 부상을 당했고 결국 경기 승부도 완전히 가져온 상황에서 거둔 승리였지만 승자의 환희 대신 올림픽 정신으로 상대를 먼저 걱정했다.

은메달리스트이자 결승전 박태준을 상대한 이는 세계랭킹 4위 비토 델라킬라를 잡아낸 이변의 주인공 마고메도프. 하지만 경기 시작부터 박태준이 공세를 펼치면서 분위기를 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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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메도프는 1라운드 종료 1분 7초 정도를 남겨두고 발차기 도중 왼 정강이 부위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지기도 했다. 이후에는 완벽한 박태준의 흐름이었다. 몸통 공격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1라운드를 9-0으로 가볍게 잡아냈다.

2라운드도 박태준의 완벽한 승리였다. 박태준이 압도적인 공세 속에 13-1까지 앞서면서 1라운드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박태준은 심판이 ‘갈려’나 경기 종료를 선언하기까지 계속해서 상대를 몰아붙였다. 그러자 경기 종료 1분 2초를 남기고 박태준의 몸통 발차기에 적중당한 뒤 마고메도프는 고통스러워 하며 몸을 돌렸다. 기회를 잡은 박태준은 계속해서 마고메도프를 공격했고, 그는 결국 다시 한번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이후에도 큰 고통을 호소한 마고메도프는 결국 경기를 이어가기 힘들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기권했다.

준결승전에서 승리한 이후 관중석을 향해 윙크를 하는 세리머니로 ‘태권 윙크보이’, ‘윙크보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박태준도 상대를 먼저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메달 확정 이후 한 차례 기쁨을 드러냈지만 이내 마고메도프의 상태를 확인한 이후 무릎을 꿇은채로 그를 끌어안고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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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 인터뷰와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태준은 끝까지 경기를 이어간 것에 대해 정당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태준은 “심판이 ‘갈려’를 선언하고 나서 차면 반칙이다. 그러나 그 전까진 계속 공격하는 게 정해진 규칙”이라며 “심판이 ‘갈려’를 선언하지 않아서 공격했다”며 사리에 맞는 타당한 설명을 했다.

상대의 몸을 가격해서 포인트를 얻어 승리하는 태권도라는 종목의 특성상 박태준의 행동은 규칙에 맞는 당연한 행동이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해당 질문이 나오자 박태준은 “상대가 포기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다”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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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에서 마고메도프와 박태준은 언제 맞붙었냐는 듯이 환하게 미소지었다. 특히 올림픽 정신을 보여주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상식에서 다시 마고메도프를 만난 박태준은 상태를 확인한 이후 그를 부축해서 함께 시상대로 올라갔다.

마고메도프가 박태준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로 시상대로 향하자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쳤다. 마고메도프도 시상식에서 가장 높은 자리로 박태준을 올려 보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금메달 위너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부축한채로 메달리스트 기념촬영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고메도프 또한 시상식 내내 박태준에게 의지하는 밝은 표정이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터무니 없는 비매너 논란이 말도 안되는 주장이란 걸 한눈에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박태준은 해당 장면에 대해 “원래 국제 대회에서 자주 보던 선수다.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격투기라면 당연히 부딪힐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격려하고 부축해줬다”면서 해당 장면의 뒷 이야기를 밝히기도 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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