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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황선우 "나도 이해할 수 없는 결과"…속타는 부진, 자책까지 [2024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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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연달아 허무한 성적을 내고 있는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나도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숙였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수영은 물론 한국 선수단을 대표하는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2 은2 동2을 따낸 그는 지난 2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우승하며 다시 한 번 환호했다.

그러나 막상 파리에 와서는 믿을 수 없는 기록을 내고 있다. 우선 지난 29일 끝난 남자 자유형인 200m에서 준결승 9위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기록도 1분45초92로 자신이 갖고 있는 이 종목 한국기록 1분44초40에 크게 못 미쳤다.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는 시나리오는 황선우 입장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외신은 황선우가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딸 것으로 예측했다.

부종목인 남자 자유형 100m도 비슷했다. 30일 열린 예선에 나섰으나 48초41에 그치면서 16위를 차지하고 턱걸이로 준결승에 올랐다. 그는 47초대 진입을 이루지 못하자 같은 날 열리는 남자 계영 800m에 집중하기 위해 자유형 100m 준결승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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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활을 걸고 나선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도 부진했다.

황선우는 이날 마지막 영자로 나섰는데 그가 이미 물에 들어갈 때 한국은 순위가 9개팀 중 8위에 불과해 메달 획득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황선우가 2명을 제치면서 한국이 6위로 올라서긴 했지만, 그의 200m 구간 기록은 1분45초99에 붏과했다. 불과 5개월 전 같은 종목에서 도하 세계선수권 4번 영자로 나섰을 때 1분43초76보다 무려 2초23 느렸다.

한국은 1번 영자 양재훈이 터무니 없는 성적을 내면서 이미 입상이 멀어졌지만 황선우의 부진도 상당한 타격이었다. 황선우가 제 페이스를 냈다면 4위권 싸움을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한국 대표팀 기록도 7분07초26에 그치면서 도하 세계선수권 이 종목 준우승할 때보다 5초 이상 떨어졌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악몽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황선우는 고교생으로 처음 나선 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100m 결승, 200m 결승에 모두 나서 대단한 레이스를 벌였으나 메달 획득엔 실패했다. 당시에도 자유형 200m의 경우 150m 지점까지 1위를 달리다가 오버페이스로 결국 7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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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을 위해 경험도 많이 쌓고 세계선수권에서 3년 연속 남자 자유형 200m 메달을 따는 등 성적도 냈으나 파리에선 빈 손이 됐다.

황선우도 허탈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레이스를 마친 뒤 "올림픽이 역시 쉽지 않다. 우리 모두 3년간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며 "(자유형 200m) 준결승 탈락 이후 조금 무너졌다. 동료들과 코치님들, 팬들께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을 대놓고 말했다. 황선우는 "밥맛이 나지 않는다"며 "올림픽에서는 당연히 긴장을 하지만, 나는 긴장을 한다고 해서 몸에 부하가 오는 유형이 아니다. 훈련도 잘했고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나도 이해할 수 없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도쿄 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늘 메달을 땄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더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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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는 아직 남자 혼계영 400m에 한국 대표팀 자유형 영자로 나선다. 이번 대회 일정도 남았고 4년 뒤 LA 올림픽 땐 전성기 기량을 펼쳐보이는 게 가능하다.

좌절하지 않고 다시 앞을 바라보는 이유다. 그는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내 수영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내 기량을 발휘하려면 더 많은 훈련, 정신적인 성숙이 필요한 것 같다. 아직 혼계영 출전이 남았는데, 대회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지금보다 더 수영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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