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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황선우 올인했지만, 세계의 벽 아직 높았다… ‘황금세대’ 男 계영 800m 6위, 성과와 아쉬움 모두 남겼다 (종합) [올림픽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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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황금세대’로 불리는 남자 수영이 분명히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총출동한 남자 계영 800m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선에 올라 레이스를 펼쳤다. 그러나 세계의 벽은 아직 높았다. 계영 800m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조금 더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 수영이 성과와 아쉬움을 모두 남긴 채 다음 올림픽을 기약한다. 자유형 100m을 포기하고 계영 800m에 올인한 ‘간판 스타’ 황선우도 노메달의 가능성이 커졌다.

양재훈(강원도청), 이호준(제주시청), 김우민 황선우(이상 강원도청)가 출전한 한국 남자 수영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7분07초26으로 6위에 머물렀다. 황선우와 김우민이라는 세계적인 수영 스타를 보유한 한국은 지난해 9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며 이번 올림픽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으나 오히려 우리 실력도 발휘하지 못한 채 아쉬운 레이스를 마감했다.

한국은 첫 영자인 양재훈부터 다소 부진했다. 평소 실력이 나오지 않았다. 양재훈은 1분49초84를 기록해 결승에 나선 9개 국가 중 가장 늦게 200m를 통과했다. 50m 랩타임이 24초90으로 5위를 기록해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으나 100m 구간까지 속도를 붙이는데 실패했다. 50m 이후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레이스 페이스 관리에 실패했다. 이미 메달권인 1~3위 팀들과 거리가 다소 벌어졌다. 루카스 마르텐스(독일), 제임스 가이(영국) 등 톱랭커를 출전시킨 다른 팀보다 순위가 뒤진 건 당연했지만 기록 차이가 너무 났다.

두 번째 영자로 나선 이호준은 1분46초45를 기록했다. 이호준은 2023년 후쿠오카 세계 선수권 당시 200m에서 6위를 차지한 기록이 있었다. 황선우 김우민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기대주였다. 그러나 이호준 또한 자신의 최고 기록만 못한 레이스로 시간을 단축하지 못해 여전히 순위는 9위였고, 상위권 팀들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400m까지 기록은 3분36초29로 기대보다 저조했다.

세 번째 영자로 나선 자유형 400m 동메달 리스트 김우민이 구간 기록 1분44초98로 힘을 냈다.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다는 김우민에게 기대가 컸다. 김우민이 역영을 펼쳤고 그 결과 8위로 한 계단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200m 구간 기록으로만 놓고 보면 김우민은 영국과 미국의 마지막 영자로 나서 막판까지 치열하게 다퉜 던컨 스콧(영국·1분43초95), 키어런 스미스(미국·1분44초80)에 이어 3위였다. 김우민의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이제 이 부문의 국내 최강자인 황선우가 막판 레이스를 벌일 태세로 기대감이 올라갔다. 계영 800m를 위해 자유형 100m을 포기한 황선우는 힘껏 물살을 갈랐다. 그리고 두 명을 제쳤지만 그 이상 올라가지는 못했다. 결국 한국 대표팀은 6위에 그쳤다. 황선우 또한 구간 기록은 1분45초99로 역시 자기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개인 기록과 한참 거리가 있었다. 8위로 시작해 6위까지 올라갔지만, 레이스를 마친 황선우의 표정에서 만족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올해 2월 도하에서 열린 2024 세계선 수권에서 황선우는 자신이 맡은 마지막 200m를 1분43초76으로 끊으며 놀라운 힘을 보였지만, 파리 올림픽에서는 황선우의 구간 기록이 당시보다 2초23이나 느렸다.

네 선수 모두 어찌된 일인지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모두 자신의 최고 기록과 거리가 있었다. 컨디션 관리의 실패인지, 혹은 과도한 긴장 탓인지 알 수 없지만 4년을 준비한 올림픽에서 100%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물론 경기장 환경이 전문 수영장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이번 대회 기록들이 저조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국 기록보다 6초 정도 늦었다는 점에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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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가 끝난 뒤 이호준은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준비 과정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아쉬웠다”면서 결국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첫 영자로 나섰던 양재훈은 “내가 보여준 게 없어서 아쉽고 미안하다”고 고개 숙였다. 선수들의 실망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금메달은 유일하게 6분 대(6분59초43)에 들어온 영국에 돌아갔다. 영국은 제임스 가이, 톰 딘, 매슈 리처즈, 덩컨 스콧이 차례로 입수하며 세계 최강자의 면모를 뽐냈다. 영국은 이 종목에서 도쿄 대회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영국과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친 미국(루크 홉슨, 칼슨 포스터, 드루 키블러, 키런 스미스)이 7분00초78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대회 시작 전 한국 대표팀과 친분을 보여준 코치를 맹비난하며 논란의 도마 위에 선 호주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호주는 맥시밀리언 줄리아니, 플린 사우샘, 일라이자 위닝턴, 토머스 닐이 조를 이뤄 7분01초98에 레이스를 마쳐 3위를 기록했다. 지신제, 페이리웨이, 판잔러, 장잔숴 순으로 입수한 중국이 7분04초37로 4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영국 미국 호주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기록이었다. 개최국 프랑스가 7분04초80으로 5위를 기록했다.

앞서 열린 예선에서는 황선우 없이 예선 전체 7위로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한국 수영 역사상 첫 단체전 결승으로 의미가 컸다. 황선우가 자유형 100m 출전 때문에 예선에는 참가하지 못했고, 이호준 이호연 김영현 김우민 순으로 나서 7분07초96을 기록했다. 결승에는 자유형 100m 준결승에 올랐으나 이 종목을 포기한 황선우가 합류했다. 황선우는 예선에 출전하지 않아 체력에도 어느 정도 힘이 있었다. 마지막 4번 주자에 넣으며 기대를 걸었다. 한국이 보유한 최고 기록만 낸다면 역사적인 올림픽 메달을 기대할 수 있었으나 그렇지 못했다.

실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아시아 신기록을 쓴 한국 대표팀의 최고 기록은 7분01초73이었다. 그리고 당시와 이번 올림픽은 멤버가 같았다. 더 좋지는 않더라도 당시 기록만 유지할 수 있었다면 영국 미국에 이어 동메달도 가능한 수준이었다. 지난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세계선수권 당시 기록도 7분01초94였다. 당시 2위 기록으로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고 기록보다 6초 가량 늦었고, 첫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와 별개로 세계의 벽을 다시 확인한 채 4년을 기약해야 했다. 다른 국가들은 자신들의 기록을 대개 유지한 반면, 유독 한국만 기록이 크게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사실 상승세가 이번 대회에서 꺾였다. 한국 수영은 계영 800m에서 눈부신 기록 단축 페이스를 벌이고 있었다.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 선수권에서는 7분06초93이었다. 세계 수준과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2023년 후쿠오카 세계 선수권에서는 7분04초07을 기록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아시아 신기록을 쓰며 올림픽 메달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근래 열린 지난 2월 2024 도하 세계 선수권에서는 7분01초94를 기록하며 이번 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이 기록 유지는 물론 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한국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메달을 기대했던 황선우가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부진하며 이번 계영 800m에 대한 기대감이 역설적으로 더 커지던 상황이었다. 황선우 없이 예선을 통과한 대표팀은 황선우가 자유형 100m를 포기하고 계영 800m에 올인할 정도로 이 종목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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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 수영은 이 종목에서 7분01초73의 기록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금메달을 합작했다.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상승세는 2024년 도하 세계선수권으로 이어졌다. 세계 2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그 이상 뻗어나가지는 못했다.

특히 간판 스타인 황선우의 이번 올림픽 부진은 아쉽다. 황선우는 이미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건 세계 수영의 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마지막 관문은 올림픽 메달이었다. 황선우는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 당시 자유형 100m와 200m 모두 결승에 오르는 깜짝 성과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박태환 이후 첫 쾌거였다. 황선우는 3년 사이 기량이 더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번 올림픽 메달을 기대했다.

그러나 세 종목을 마친 현재 아직 메달이 없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주 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형 200m, 그리고 세계 수준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계영 800m에서 메달을 기대했다. 자유형 200m은 당장 세계 최고 수준으로 금메달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고, 계영 800m은 영국 미국에 이어 동메달을 놓고 다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파리는 황선우의 무대가 아니었다. 자유형 200m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막판 페이스가 뚝 떨어져 9위(1분45초92)에 그쳤다. 결승조차 가지 못한 충격적인 결과였다. 황선우는 도쿄 올림픽부터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 자유형 200m에서 모두 결승에 올랐기에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실망을 딛고 자유형 100m에 출전했지만 예선 16위(48초41)로 역시 자기 기록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를 냈다. 자유형 100m에선 결승 진출과 한국 신기록 수립을 목표로 세운 황선우였지만 오히려 컨디션 난조만 확인한 셈이 됐다. 결국 자유형 100m를 포기하고, 비슷한 시간에 열리는 계영 800m에 올인하기로 했으나 여기서도 황선우다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황선우는 이주호(서귀포시청), 최동열(강원특별자치도청), 김지훈(대전광역시체육회)과 조를 이뤄 오는 3일 남자 혼계영 400m 예선에 출전할 예정이지만, 혼계영은 사실 메달권과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선우의 올림픽 메달은 4년 뒤인 LA 대회를 기약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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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속으로 울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뛴 자유형에서 다 내 최고치에 미치지 못해 실망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면서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올림픽이라 긴장이 더 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과부하가 걸린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도 아쉬움을 남겼기에 아직 더 배워야 하고 부족하다는 느낌”이라고 허탈함을 숨기지 못했다. 이어 “당황스럽고 실망스럽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파리 올림픽을 더 성장하기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21살이고, 4년 뒤에도 많지 않은 나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며 유일한 메달리스트가 된 김우민은 “올림픽 무대 결승에서 우리가 기량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영광이었다”면서 “결과는 아쉽지만 우리가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의미를 두고 싶다. 이번 파리 올림픽을 발판 삼아 다음 메이저 대회, 4년 뒤 LA 올림픽까지 더 열심히 달려갈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결과보다는 과정에 의미를 뒀다. 다시 새로운 목표를 세운 한국 수영이 시련을 이겨내고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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