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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한화의 테임즈는 어디로 사라졌나… 결국 3할도 깨졌다, 이대로는 내년에 못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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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한화가 시즌 초반 쾌조의 기세로 잠시나마 선두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선수들의 합심한 결과지만 요나단 페라자(26)라는 이름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었다. 말 그대로 힘이 넘쳤다. 괴물의 느낌이 살짝 났다. 그만큼 파괴적이었다.

페라자는 3월 8경기에서 타율 0.517, 4홈런, 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617이라는 대활약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왜 한화가 지난해 오프시즌이 시작하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 선수와 계약했는지, 왜 많은 한국과 일본 팀들이 수비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 선수를 탐냈는지를 제대로 증명하는 활약이었다.

엄청난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공을 쪼개는 그림은 KBO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로 뽑히는 에릭 테임즈를 연상시킨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물론 기대가 섞인 분석이었지만 시즌 시작의 모습이 페라자의 진짜 실력이라면 딱히 이견을 제기하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이후 부침이 있기는 했지만 5월까지 54경기에서 타율 0.324, 15홈런, 42타점, OPS 1.021로 비교적 순항을 이어 갔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 탓에 흐름이 한 차례 끊겼다. 5월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타구를 처리하다 펜스와 크게 부딪혔다. 구급차를 타고 이동해야 할 정도였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정상 컨디션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후유증이 남아 있었다.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공교롭게도 그 이후 페라자는 굉장히 평범한 선수가 됐다. 문자 그대로 돌변이었다.

6월 1일부터 7월 21일까지 페라자는 22경기에 나갔다. 이 22경기 타율은 0.229에 머물고 있다. 홈런 파워도 뚝 떨어졌다. 이 기간 단 두 개의 홈런에 그쳤다. OPS는 0.665로 리그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친다. 외국인 선수의 타격 성적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시즌 초반에 벌어둔 게 아니었다면 벌써 퇴출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의 성적이다. 그 무섭던 페라자는 최근 야생마의 기질을 완전히 잃었다.

코스에 약점이 뚜렷하다는 평가는 있었지만 KBO리그 투수들의 제구력을 고려하면 그 약점에 매번 던질 수는 없다. 분명 페라자의 타격 메커니즘과 타이밍에 중대한 문제가 생겼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기간 92타석에서 21개의 삼진을 당해 삼진 비율이 22.8%에 이르고, 24개의 땅볼을 기록한 동안 뜬공은 19개 뿐이었다. 중장거리 타자의 땅볼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굉장한 적신호다.

한화는 여전히 페라자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21일 대전 KIA전에서도 페라자를 2번으로 투입했다. 그러나 이날 페라자의 타격은 실망스러웠다. 4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세 개를 먹었다. 후속 타자가 최근 타격감이 좋은 김태연임을 고려하면 페라자의 이날 결과는 팀 패배로 이어졌다고 봐도 무방했다. 4회에는 높은 쪽 패스트볼에 방망이가 헛돌았고, 5회와 6회는 모두 변화구에 삼진을 당했다. 투수로서는 볼카운트를 선점한 상황에서 페라자가 좋아하는 코스에 공은 던져줄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페라자는 유인구를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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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꾸준히 3할 위를 유지하던 페라자의 타율도 이 3할이 깨졌다. 페라자는 시즌 개막 이후 단 한 번도 3할 아래의 타율을 기록한 적이 없지만 7월에도 타율 0.214로 부진한 끝에 결국 이 상징적인 고지를 반납했다. 시즌 OPS는 0.922로 아직 좋은 편이지만 역시 계속해서 하락세다. 21일 경기에서도 드러났듯이 페라자는 수비가 좋은 선수가 아니다. 공격으로 만회해야 한다. 지금 추세를 따라 지금보다 이 공격 성적이 더 떨어진다면 재계약을 할 이유가 없다. 페라자로서도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는 셈이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부상 전후의 타구 속도는 별 차이가 없다. 하드히트 비율도 비슷하다. 하지만 부상 후 땅볼이 많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땅볼은 대개 타구 속도가 빠르다. 낮은 쪽에 떨어지는 유인구를 얼마나 참아내느냐과 관건으로 보이는 가운데 예전의 스윙을 최대한 빨리 찾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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