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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7 (화)

"부모는 아프리카, 국적만 프랑스"…대놓고 인종차별, 소속팀도 뿔났다→부랴부랴 사과 '민심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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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프리미어리그가 때 아닌 인종차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황희찬의 울버햄튼에 이어 첼시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가 프랑스 흑인 선수들을 비난하는 영상을 올려 구단이 조사에 나섰다.

영국 BBC는 17일(한국시간) "첼시는 엔소의 인종차별적 구호 영상을 조사하기 시작했다"라며 "엔소가 소셜 미디어에 게시한 영상에 대해 프랑스축구협회(FFF)는 인종차별적인 구호가 포함돼 있다고 규탄했다"고 보도했다.

엔소는 최근 SNS에 올린 한 영상으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다. 엔소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남미축구선수권대회(2024 코파아메리카)에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로 참가해 우승컵을 거머쥔 후 인종차별적인 단어가 포함된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프랑스 흑인 선수들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브라질 매체 UOL에 따르면 노래 내용은 "그들은 프랑스에서 뛰지만 모두 앙골라 출신", "음바페는 성전환자와 관계를 맺는다. 그의 노부인은 나이지리아인이고 그의 노부는 카메룬인이지만 문서로는 프랑스 국적"이라는 뜻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인종차별적 내용은 프랑스 선수 부모의 국적에 관한 것이다. 프랑스 선수 대부분이 아프리카 대륙 출신이고 성전환자 혐오증은 음바페의 관계에 대한 내용에서 나타난다. 2022년 프랑스 언론은 음바페가 성전환 모델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추측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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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소가 음바페를 비롯한 프랑스 선수들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이유는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기 전이었을 때 음바페는 "유럽에는 네이션스리그 같은 대회로 (월드컵을) 잘 준비할 수 있다. 반면, 남미에는 그런 게 없다. 남미 축구는 유럽 만큼 발전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월드컵에서 유럽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도발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음바페를 상대로 남미 축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공교롭게도 월드컵 결승전에서 만난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결승전을 펼쳤다.

아르헨티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가 2골, 음바페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공방전이 펼쳐졌고, 연장전까지 3-3으로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결국 승부차기 끝에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를 꺾고 세계 챔피언이 됐다. 이후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프랑스를 조롱하는 의미에서 이 노래를 불렀고 팬들도 따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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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소는 이번에는 프랑스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탈락한 반면, 아르헨티나가 대회 2연패를 거두자 다시 한 번 음바페와 프랑스 선수들을 조롱한 것으로 보인다.

엔소의 영상에 FFF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BBC에 따르면 FFF는 아르헨티나 선수들 일부가 프랑스 선수들을 비난하는 노래를 부른 영상과 관련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FFF는 "프랑스 대표팀 선수들에게 가해진 용납할 수 없고 차별적인 발언을 가장 강력하게 비난한다. 스포츠와 인권의 가치에 반하는 이러한 충격적인 발언의 심각성에 직면했다. 우리는 아르헨티나 축구혀뵈와 FIFA에 직접 호소하고 인종적으로 모욕적이고 차별적인 발언에 대한 법적 불만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문제는 소속팀 첼시에도 불똥이 튀었다는 것이다. 엔소 팀 동료이자 프랑스 출신 흑인 선수인 웨슬리 포파나는 해당 영상을 캡쳐한 사진을 SNS에 올리고는 '무절제한 인종차별'이라며 엔소를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첼시 내 프랑스 선수들이 엔소를 언팔로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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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첼시도 내부 조사에 들어갔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첼시는 엔소가 프랑스 선수들을 조롱하는 인종차별적 영상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엔소는 자신의 행동에 대화 사과했다. 영국 미러는 "엔소는 구단 조사에 앞서 프랑스 선수들을 비난하는 노래에 대해 사과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엔소는 자신의 SNS에 "국가대표팀 축하 행사 중 내 SNS에 게시된 영상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 이 노래에는 매우 모욕적인 언사가 포함돼 있으며, 이러한 말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적었다.

이어 "난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하며 코파 아메리카 우승 세리머니의 열광에 휩쓸렸다. 사과드린다. 그 영상, 그 순간, 그 말은 내 신념이나 성격을 반영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우승 분위기에 취했던 것일 뿐 평소 생각과는 달랐다고 변명했다.

다만 엔소 등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누르고 우승한 뒤 똑같은 노래를 부른 적이 있고, 심지어 이번 대회엔 프랑스가 참가하지 않았음에도 프랑스를 지목해 상상하기 어려운 모욕을 줬다는 점에서 축구팬들의 실망이 단순 사과로 가라앉기 어려울 전망이다. 인종차별 등이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일상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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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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