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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1 (수)

담배 뿜고, 밀치고, 길 막고...연예인이 벼슬인가요? [장기자의 삐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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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많고, 따르는 지지자도 많고, 사회적 영향력도 있고. 연예인은 정말 극진히, 귀하게 모셔야 할 벼슬아치가 맞나보다.

최근 연예인들의 이른바 '갑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개개인의 부주의에서 발생하는 문제뿐 아니라 주변 관계자들까지, 일종의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있는 이들이 적지 않은 듯하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우 변우석의 경호원이 공항 이용객을 향해 플래시를 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됐다. 또한 경호팀에서 공항 게이트를 통제하고 라운지 이용 승객의 표를 검사하는 등 과잉 경호로 비판받았다.

이에 15일 경호업체는 물론 변우석 소속사 바로엔터테인먼트 측에서도 "불편을 느끼신 이용객분들께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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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에 대한 과잉 경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그룹 보이넥스트도어의 경호팀이 카메라 촬영을 하던 팬을 강하게 밀쳐 넘어지는 장면이 포착됐으며, 그 외 NCT127, 아이유 등 수많은 연예인 경호팀이 거친 언행과 과격한 제지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물론 경호팀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하다. 실제로 팬들이 몰린 현장 영상을 보면 안전에 위협을 줄 만큼 가깝게 밀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다수가 몰리는 탓에 질서가 무너져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경호원 입장에서는 안전 보호가 최우선인 만큼 투철한 직업정신에서 나온 행동일 수도.

그렇다 하더라도 정상적인 수준을 벗어나는 과잉 경호마저 정당화될 순 없다. 일부 경호원이 팬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연예인은 상전이고 팬은 하대의 대상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를 제지할 방도는 마땅치 않다. 인천공항공사 측에서는 과잉 경호 논란에 대해 "문제가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다만 공항 측에서 (과잉 경호 문제를) 사전에 방지한다는 건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결국 연예인 및 경호업체 측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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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팀 외에 각종 촬영 현장팀에도 특권 의식에 빠져있는 이들이 많다.

예능, 드라마, 영화 가릴 것 없이 현장팀이 시민들에 불편을 준다는 민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만 해도 셀 수 없이 많다. 넷플릭스 시리즈 'Mr. 플랑크톤' 측은 지역 주민들의 주차 공간을 막고 촬영을 진행하며 민폐를 끼쳤고, ootb STUDIO(오오티비 스튜디오) 웹예능 '전과자: 매일 전과하는 남자' 측은 한 대학에서의 촬영 도중 스태프들이 학생들의 통행과 대화를 방해하는 등 과하게 통제했다는 지적이 나와 사과했다.

그 외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폭싹 속았수다' 등 다수 작품이 현장을 어지럽히고 주변 통행에 불편을 주면서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야외 촬영의 경우 지자체 및 기관에 협조를 구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그들이 시민들을 강제적으로 통제할 권리가 있는 건 아니다. 말 그대로 미안하다고 백번 사과하며 '협조'를 구해야 하는 입장인 것.

그런데 일부 촬영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중요한 일에 방해하지 말라는 식으로 통제하려 든다. 마치 '촬영팀'이라는 완장이 대단한 특권이라도 된 양 말이다. 사람 지나다니는 게 불편하면 사람이 없는 곳에 세트를 짓고 촬영하면 된다. 누구도 '제발 야외에서 찍어주세요'라고 하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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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부분들은 제작 및 현장 경호 스태프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인 반면, 연예인 당사자들로부터 나오는 갑질 논란도 적지 않다.

특히 최근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는 메이크업을 받는 도중 스태프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내뿜어 비난의 대상이 됐다. 상대가 흡연자이든 아니든, 실내든 실외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이후 소속사 OA엔터테인먼트는 "반성하고 있으며 당시 현장에 있던 스태프에게도 직접 연락을 취해 사과를 드렸다"라고 사과문을 공지했지만, 제니가 직접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말끔히 씻기지 않았다. 소속사를 방패막이 삼아 자신을 보호하려 한, 또 다른 갑질이 아니냐는 비판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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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슬기도 갑질 의혹이 제기됐지만 양상은 조금 다르다.

최근 공항에서 포착된 슬기는 매니저의 운동화와 자신의 하이힐을 바꿔 신었다. 이때 매니저가 하이힐을 신고 양어깨에 짐 가방을 메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갑질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자 슬기는 곧장 SNS를 통해 상황 설명과 더불어 자신의 잘못을 짚으며 사과했다.

그는 "최근 연습을 하다 발에 물집과 상처가 난 상황이었다. 신발의 굽이 많이 높은 게 아니었기에 괜찮을 줄 알았다. 여분의 운동화를 미처 챙기지 못한 나의 부주의함이 있었다"라며 "걷다 보니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고 걷기 힘들어하는 나를 보고 매니저님이 공연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판단, 공항을 나가는 것까지만 신발을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주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옳지 못한 판단을 했다. 실망하셨을 분들과 매니저님께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매니저님께 개인적으로 사과를 드렸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더욱 조심하며 신경 쓰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행히도 슬기의 평소 예의 바른 이미지와 더불어 직접 해명과 사과를 전했다는 점에서 '갑질 연예인' 프레임은 씌워지지 않는 모양새다. 평소 행실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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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든 스태프든 경호팀이든, 각자 나름의 사정은 있을 것이고 순간 포착된 모습만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연예계 전반에 팽배한 이른바 '특권 의식'에 대해 한 번쯤 되새겨볼 필요는 있겠다.

'사랑하는 팬 여러분께...',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시청자 여러분 덕분에...'

연예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이들의 단골 멘트다. 그런데 진정으로 팬과 스태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자신들의 인기 덕에 스태프들이 밥 벌어먹고 사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 여전히 연예계, 방송계 종사자는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 팬들 다 떠나고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스타든 스태프든 있을 때 잘합시다.

사진=MHN스포츠 DB, ootb 스튜디오 웹 예능 '전과자',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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