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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최민식 "영화관 너무 비싸" 발언에 "출연료부터" 역풍...진짜 문제는 [장기자의 삐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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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민식이 영화관 티켓 가격 상승을 비판했다. 그런데 공감의 박수와 더불어 "배우들 출연료부터 줄여라"는 날선 반응도 만만치 않게 많다.

최민식은 지난 17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 영화 산업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그는 OTT 플랫폼의 성장으로 영화관 산업이 죽고 있는 것에 대해 "(환경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세상은 변하고 있지 않나"라고 받아들이면서도 "극장 가격이 많이 올랐다. 좀 내려달라. 갑자기 확 올려버리면 나라도 안 가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 사람들도 코로나 때 죽다 살아난 사람이니 심정적으로 이해는 된다"라면서도 "부담되는 가격이다"라고 짚었다.

영화관 티켓 가격은 물가 상승과 더불어 꾸준히 올랐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부터 팬데믹이 종료된 2022년까지 주말 기준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까지 상승했다. 이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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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누리꾼들은 최민식의 발언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쓴소리를 내고 있다. 최민식 개인과 별개로, 영화관 티켓 가격이 상승한 데에는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 또한 영향이 있다는 것. 배우들 출연료가 비싸니 전체 제작비가 상승하고, 이를 채우기 위해 티켓 가격 역시 올라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웬만한 상업 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수십, 수백억 원이 투입된다. 작품별로 상이하고 공식적으로 공개되지는 않고 있지만, 스타 배우의 경우 출연료로 수억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시장에서 그만한 가치가 있으니 책정된 값이겠으나 다소 과하다는 시각이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도 "일부 배우들 개런티가 너무 높은 건 사실"이라며 누리꾼의 비판에 동조했다.

이어 "코로나 상황과 더불어 OTT에서 출연료를 많이 올려둔 게 기준점이 되면서 더 높아진 경향이 있다. 주연 배우와 매니지먼트만 많이 벌고 스태프들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하며 배우 및 매니지먼트의 인식 변화 필요성을 어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배우가 출연료를 낮추면 극장 티켓 가격도 낮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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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배우 개런티가 전체 제작비에 큰 비율을 차지하는 건 맞다. 제작비 상승에 영향이 없지는 않다"라면서도 "그러나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 갖추려면 리스크 감수하고서라도 티켓 파워나 영향력 있는 배우 섭외는 여전히 필수적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 역시 "티켓 판매액 절반은 제작사로 간다. 출연료를 포함한 제작비 상승도 (티켓 가격에) 어느 정도 요인이 있긴 하다"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단순히 영화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영향을 받는 부분이 더 크다. 근데 인건비가 역행하는 경우는 없더라. 가격이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가격이 단순히 높고 낮은 것보다 관객이 비싸다고 느끼는 것이 문제다. 한국 영화들이 가격 대비 충분한 만족감을 주고 있지 못하는 것 때문일 것"이라며 콘텐츠의 질적인 하락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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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오른 물가가 내려갈 리 없으니, 티켓 가격 불만 해소를 위한 답은 결국 콘텐츠의 질이다.

최민식 역시 "관객들을 어떻게 다시 극장으로 끌고 올 것이냐. 참 어려운 일이다. 제 생각에는 콘텐츠의 문제다"라며 "만드는 사람이 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화는 돈이 많이 들어간다. 몇백억씩 들어간다. 내가 투자자 입장이라도 본전 생각을 안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트렌드만 따라서 가는 것도 안 되지 않겠나. 아무리 어려워도 두 마리 토끼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작가 정신이 살아야 한다. 그건 불변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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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극장 가격과 관객수 사이 인과 관계는 약하다. 지난해만 해도 '서울의 봄', '범죄도시3' 두 편의 천만 관객 영화가 나왔고, 올해도 '파묘'와 '범죄도시4'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 외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파일럿', '핸섬가이즈', '탈주' 등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도 다수 나왔다.

가격이 낮으면 더 많은 관객이 찾을 수는 있겠지만, 재미만 있다면 관객은 극장으로 향한다. 반면 재미가 없으면 안방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OTT 작품이라도 보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한국 영화 흐름을 보면 참신한 작품이 줄어드는 경향은 있다.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가 약간의 설정과 배우만 바꿔 재생산되고 있다. '작가 정신' 따위 없이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제작되는 작품이 허다하다. 천만을 넘은 '범죄도시' 시리즈 역시 갈수록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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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 영화계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배우 손석구는 숏폼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극장에서 1000원에 즐기는 스낵무비 '밤낚시'의 주연 및 제작자로 참여한 것.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으로 진행됐기에 광고성이 없지는 않았지만, 관객들은 새로운 시도에 호평을 보내며 매진으로 화답했다.

또한 '부산행' 등 대작을 선보였던 연상호 감독은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등과 제작비 2억 원대 저예산 독립영화 '얼굴'을 준비 중이다.

연 감독이 설립한 제작사인 제작사 WOW POINT(와우포인트)는 "제작비 절감을 위해 스태프를 일반 상업 영화의 3분의 1 수준인 20여 명으로 꾸리고, 촬영 기간 역시 3주로 짧게 잡았다"고 밝혔고, 배우들 역시 제작 취지에 공감해 평소보다 적은 출연료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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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위기 뒤에 기회가 찾아오지 않던가. 오히려 이런 때야말로 한국 영화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틀에 박힌 공장형 상업 영화가 아닌 참신한 이야기로 관객에게 어필한다면 한국 영화 수준 상승은 물론, 예상외의 대박까지 가져갈지도.

이와 관련해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신작 투자에 있어서는 상업성, 참신성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한다"라며 "현재 상영작들은 대부분 코로나 이전 투자하고 기획한 작품이다. 배급사들이 코로나 이후 어떤 작품을 신작으로 준비하고 선보일지는 시간이 조금 더 지난 후에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영화계에서는 향후 어떤 작품을 제작하고 투자하게 될지. 배우들은 돈 욕심을 조금 내려두고 한국 영화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 뜻을 모을 수 있을지. 영화 산업에 관계된 모든 이들의 자성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MHN스포츠 DB, MBC, 연합뉴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스태넘, 마켄필름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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