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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79번째 청룡기 결승의 주인공은… 14일 4강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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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4강전] 오는 14일 목동서 전주고와 강릉고, 광주일고와 용마고

감독들 ”다음은 없다. 4강이 총력전 될 것”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고교야구 전국대회인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의 우승기를 다툴 두 주인공은 누구일까. 전주고와 강릉고(오전 10시), 광주제일고와 마산용마고(오후 1시)가 결승 진출을 위한 일전을 벌인다.

전주고는 좌완 강속구 투수 정우주(3학년)를 앞세우며 첫 4강에 올랐다. 감독들이 꼽은 우승 후보 2위(44표)다. 충암고, 청주고, 청담고를 차례로 꺾고 올라왔다.

주창훈 전주고 감독은 강릉고 전을 앞두고 “전주고 창단 첫 청룡기 우승을 노리고 있는 만큼 모든 선수들이 지금 똘똘 뭉쳐있다. 강릉고는 기본기가 탄탄하면서 수비, 특히 포수가 탄탄하다. 강릉고 포수 이율예 선수가 주목받고 있는데, 실제로 경기를 봤을 때 기세도 올라와 있더라.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보다는 안전하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창훈 감독은 “번트를 내야하는 상황에서는 작전을 실행하겠지만 투수전이 되야 한다. 다음이 없다는 생각으로 정우주를 비롯한 투수들을 내보내는 총력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에이스 정우주는 지난 8강전에서 4와 3분의 2이닝 동안 공 60개만 던지며 오는 4강에도 출전할 수 있다. 이번 청룡기에서 2경기 나와 9와 3분의 2이닝 무실점 13탈삼진 투구를 벌였다. 전주고는 지난 4월 이마트배 결승에서 덕수고에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한을 풀고 창단 후 첫 청룡기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강릉고는 늘 언더독을 자처했다.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경기강원권) 우승을 한 강원도 맹주지만,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서울고와 16강전, 부산고와 8강전을 앞두고 “상대 팀이 한 수 위다”라며 몸을 낮췄었다.

전주고와 일전을 앞두고도 최재호 감독은 “전주고가 훨씬 강하니 잘 배워보겠다”고 했다. 최재호 감독은 “우리는 투수들이 약하다. 전주고 정우주처럼 구속이 150km씩, 이호민처럼 140km씩 나오는 투수들도 없다. 우리는 구속 120~130km 정도 나오는데 제구로 승부를 봐야 한다” 그러면서 “타자들도 전주고가 강하다. 평소처럼 기회가 나면 한 점 한 점 만드는 작전을 잘 펴보겠다.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되니까 지난 경기처럼 똑같이 하겠다”고 했다.

강릉고는 최재호 감독의 ‘여우’같은 작전으로 지난 16강전에선 서울고에게 7대6으로 9회말 역전승을 거뒀고, 8강에선 부산 명문 부산고를 9대2로 눌렀다. ‘강호들의 늪’이라 불린다. 전주고와 마찬가지로 청룡기 첫 우승을 노리고 있는 강릉고는 2007년과 2019년 두 차례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마산용마고는 지난해 최고 유망주 장현석(19·LA 다저스)을 보유하고도 8강에서 ‘독수리 오형제‘를 보유했던 장충고에 밀려 아쉬움을 삼켰어야만 했다. 올해는 다르다. 13일 장충고를 8강에서 다시 만나 13대5로 꺾었다.

4강에 오기까지 강원고와 대구상원고, 북일고와 16강전, 장충고와 8강전까지 각지 강호들을 꺾었지만 진민수 감독은 시종일관 걱정에 가득찬 표정이었다. 다음 경기 투수가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4강전을 앞둔 진민수 감독은 드디어 웃었다. 진민수 감독은 “장충고를 상대로 타선이 살아나면서 투수들 투구 수 관리도 깔끔하게 했다. 1학년 성치환이 공 45개만 던지고 잘 막고 내려왔다. 내일 뛸 수 있는 투수들이 많다. 2학년 강민과 박인욱 같은 선수들도 준비 하고 있고, 1학년 좌완 이서율도 준비 중이다”고 했다. 이서율은 지난 9일 고등학교 첫 선발이었지만 대구상원고에게 7과 3분의 2이닝 2실점 3삼진 4피안타 5볼넷으로 승리를 챙겼다.

다만 3학년 에이스 좌완투수 주태준이 지난 11일 16강전에 등판, 104구를 던지며 4강전 마운드에 서지 못한다. 만약 4강에서 용마고가 승리한다면 결승전엔 나올 수 있다.

진민수 감독은 “광주일고가 덕수고를 꺾으면서 단단한 조직력을 보였다. 우리보다 강팀이라고 생각하고 임하려고 한다. 광주일고 에이스 김태현 선수가 내일 나올텐데 빨리 무너뜨릴 수 있게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광주일고는 선동열, 염경엽, 이종범, 서재응, 김병현 등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프로야구 스타들을 키워낸 야구 명가. 4회(1949년, 1988년, 1995년, 2002년) 우승에 빛나는 광주일고는 2004년 이후 20년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심지어 모두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던 덕수고를 3대2로 쓰러뜨리고 준결승에 올랐다. 황금사자기 8강에서 덕수고를 만나 떨어졌지만, 청룡기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22년 만에 결승 무대에 서기 위해 이제 남은 건 마산용마고. 조윤채 감독은 “용마고를 보니 타격이 좋더라. 타선을 침묵시키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내일 나올 수 있는 에이스 김태현을 잘 활용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여기에 승부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태현은 평균 구속이 140km 초반대지만 주무기 스플리터 등으로 이번 대회 3경기 (12와 3분의 1이닝) 3승 무실점 19탈삼진을 한 강릉고 에이스 좌완 투수다.

그러면서 조윤채 감독은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승부하겠다. 용마고는 투수가 좀 없는 걸로 보고 있는데 그 약점을 잘 공략해보겠다”고 했다.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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