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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올해로 LPGA 18년차지만…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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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베테랑 김인경 인터뷰
강혜지 제안으로 팀 결성해
다우 챔피언십서 공동 3위
4년 8개월 만에 톱10 기록
중학교 이후 처음 전지훈련
스윙교정하며 자신감 찾아
8월 AIG 우먼스 오픈 준비


매일경제

1일 끝난 LPGA 투어 다우 챔피언십에서 2019년 11월 타이완 스윙잉 스커츠 이후 약 4년 8개월 만에 톱10에 이름을 올린 김인경. 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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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누비고 있는데 아직도 궁금한 게 정말 많아요.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기대됩니다. 하하.”

1988년생으로 올해로 LPGA 투어 데뷔 18년차가 된 김인경이 2019년 11월 타이완 스윙잉 스커츠 이후 약 4년 8개월 만에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1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의 미들랜드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유일의 팀 대항전 다우 챔피언십에서 김인경은 강혜지와 한 팀을 이뤄 출전해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가진 김인경의 목소리에는 다시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설렘이 가득 묻어났다. 김인경은 “LPGA 투어에서 2명이 한 팀을 이뤄 경쟁하는 팀 대항전에 출전한 게 처음이다. 아직도 배울 게 많고 골프에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한주였다”며 “지난겨울 중학교 이후로 처음 전지훈련을 가고 이시우 스윙코치와 함께 스윙교정을 하고 있는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도 생겼다. 여러모로 쉽게 잊지 못할 특별한 대회가 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인경은 이번 대회에 처음부터 출전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팀 대항전으로 열리는 만큼 이번 대회를 건너뛰려고 했었다. 그러나 친한 후배인 강혜지에게 제안을 받고 마음을 바꿨다. 그는 강혜지와 한 팀을 이뤄 출전하기로 결정했고 공동 3위라는 값진 결과까지 만들어냈다.

그는 “함께 출전하자고 제안해준 혜지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고민 끝에 도전하기로 결정했었다”며 “즐거운 추억이 많이 생겨 출전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전부는 아니지만 골프가 잘 돼 성적까지 잘 나오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설명했다.

김인경과 강혜지는 팀명과 팀 주제곡을 각각 ‘아이스드 코리아노’(ICED KOREANO), 비틀즈의 ‘히어 컴즈 더 선’(Here comes the sun)으로 정했다. 김인경은 “아이스드 코리아노라는 팀명은 혜지와 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해 탄생했다. 팀 주제곡 역시 가장 좋아하는 가수 비틀즈의 노래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시기가 지나 밝은날이 온다는 의미를 담은 팀 아이스드 코리아노의 주제곡처럼 김인경은 강혜지와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그는 “든든한 혜지와 함께 해서 그런지 마음 편하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처음 경험해본 게임 방식인데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혜지와 팀을 이뤄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 1승을 포함해 통산 7승을 거둔 김인경은 2019년 이후 성적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지난 5년간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김인경은 “성적보다 중요한 건 내가 만족하는 경기를 하는 것이다. 골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많은 배움을 얻었다”며 “골프에 90% 이상을 쏟던 과거와 다르게 이제는 내 삶까지 돌아보고 있다. 제2의 인생을 함께 준비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1일 끝난 LPGA 투어 다우 챔피언십에서 2019년 11월 타이완 스윙잉 스커츠 이후 약 4년 8개월 만에 톱10에 이름을 올린 김인경(왼쪽)이 한 팀을 이뤘던 강혜지와 함께 버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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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 통산 상금 상위 랭커 자격으로 올 시즌 출전권을 받은 김인경은 여전히 골프를 하며 배우는 게 많다고 밝혔다. 그는 “호기심이 많아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편인데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게 정말 많다. 그래서 골프가 매력적인 것 같다”며 “20대 때처럼 열정적일 수는 없지만 잘 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다. 프로 골퍼 김인경으로 살아가고 있는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대회 공동 3위로 자신감을 찾은 김인경이 각별히 준비하는 대회는 오는 8월 22일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AIG 우먼스 오픈이다. 2017년 이 대회 우승자인 김인경은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올해 대회 초청장을 받았다.

김인경은 “모든 대회가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AIG 우먼스 오픈은 더욱 특별하다. 이 대회에 앞서 여러 대회에 출전하는 이유도 경기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며 “그만큼 AIG 우먼스 오픈은 내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준비를 철저히 해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대회를 더욱 손꼽아 기다리는 건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코스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김인경은 “골프의 발상지인 세인트 앤드류스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AIG 우먼스 오픈에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광스럽다. 성적까지 잘 나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겨울부터 김인경을 지도하고 있는 이시우 스윙코치는 새로운 스윙이 완성 단계에 이른 만큼 남은 시즌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코치는 “손목을 많이 사용하던 스윙에서 양손의 개입을 줄인 몸통 스윙으로 교정한 효과가 이번 대회에서 나타났다. 드라이버 샷의 경우 거리가 늘고 방향성이 좋아졌다. 아이언 샷 역시 정확도가 향상된 만큼 이전보다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인경을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프로 골퍼라고 극찬했다. 이 코치는 “아주 사소한 것도 대충하는 법이 없는 선수가 김인경이다. 새로운 스윙을 짧은 기간에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김인경의 노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인경이 골프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하고자 하는 의지 등을 후배 선수들이 배워야 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인경은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인경은 “운이 좋은 프로 골퍼라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든다. 그동안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지난겨울부터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시우 스윙코치님과 밤낮 없이 응원해준 한국팬들에게도 감사하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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