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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직관' 퍼거슨의 잊지 못할 치욕, 후배들 '참패'로 재현…독일전 대패 스코틀랜드, '슈팅 0개'+퇴장 엔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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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두 대회 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본선에 진출한 스코틀랜드가 레전드인 알렉스 퍼거슨 경 앞에서 굴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자신이 조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38년 전 당했던 메이저대회 아픔을 후배들이 씻어주길 바랐으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스코틀랜드는 15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있는 풋볼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독일과의 UEFA 유로 2024 A조 개막전에서 1-5 대패를 당했다.

스코틀랜드는 예선 A조에서 스페인에 이어 2위(5승 2무 1패·승점 17)로 엘링 홀란, 마르틴 외데고르가 있는 노르웨이를 제치고 본선에 직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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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스코틀랜드는 독일과의 개막전을 완전히 망치고 말았다.

이날 스코틀랜드는 3-4-3 전형으로 맞섰다. 앵거스 건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키어런 티어니, 잭 핸드리, 라이언 포티어스가 백3를 구축했다. 스콧 맥토미니와 칼럼 맥그리거가 중원, 앤디 로버트슨과 앤서니 랠스턴이 윙백을 맡았다. 측면 공격에 라이언 크리스티, 존 맥긴, 최전방에 체 아담스가 나와 득점을 노렸다.

전반 초반부터 스코틀랜드는 독일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뤼디거의 롱패스가 바로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비르츠에게 향했다. 비르츠는 건과 일대일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는데 건의 머리 맞고 나갔다.

비르츠는 다음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전반 10분 오른쪽에서 넘어온 키미히의 패스를 박스 바로 앞 중앙에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슈팅을 건이 쳐냈지만, 골포스트를 맞고 들어가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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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르츠의 메이저 대회 첫 골이자 이번 대회 공식 첫 골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독일은 곧바로 추가 골에 성공했다. 전반 19분 하베르츠가 박스 안으로 침투한 뒤 볼을 지켜냈고 뒤에 들어오는 무시알라에게 내줬다. 무시알라는 드리블로 수비 한 명을 제친 뒤, 슈팅으로 연결해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여기에 전반 41분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귄도안이 포티어스에게 양발 태클을 당했다. VAR 판독 결과 포티어스는 곧바로 퇴장을 당했다. 중앙 수비수가 빠진 무너진 스코틀랜드는 추격이 시급한 상황에서 공격수 한 명을 빼고 수비수를 채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체 아담스가 빠지고 그란트 한리가 들어가 수비진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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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독일의 파상 공세를 막긴 어려웠다. 스코틀랜드는 후반 24분 니클라스 퓔크루그, 후반 추가시간 48분 엠레 잔에게 연속 실점했다. 후반 42분 안토니오 뤼디거의 자책골이 나왔지만, 스코틀랜드가 추격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스코틀랜드는 지난 2021년 1년 연기돼 열린 2020년 대회에 무려 25년 만에 유로 본선에 진출한 뒤, 두 대회 연속 본선에 진출했는데 기대 이하의 무기력한 경기력을 선보여 굴욕을 당했다.

특히 공식 기록 결과, 스코틀랜드는 경기 내내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독일은 슈팅 19개, 유효슈팅 10개 중 다섯 골을 터뜨린 것과 크게 대조를 이뤘다. 뛴 거리도 스코틀랜드(101.29km)가 독일(110km)보다 10km 가까이 모자랄 만큼 활동량에서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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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번 패배가 스코틀랜드에게 뼈아팠던 건 스코틀랜드 축구의 전설인 퍼거슨 감독이 83살의 고령에도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경기장에서 직접 이 경기를 관전한 것이다.

퍼거슨은 하루 일찍 뮌헨을 찾았다. 그는 경기 전 스코틀랜드 팬들과 짧은 점심 시간을 보냈고 경기장에선 최근 페네르바체 감독으로 부임한 조세 무리뉴 감독과 같이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전, 퍼거슨 감독은 UEFA를 통해 스코틀랜드를 응원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그는 "여러분들 모두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오늘을 즐겼으면 좋겠다. 스티브 클락 감독은 환상적인 일들을 해나가고 있다. 그가 우리에게 무언가 갖고 올 수 있길 희망해보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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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무엇보다 팬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우리가 해외에 갈 때마다, 어디를 가더라도 결과와 상관 없이 여러분들이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항상 팀을 응원하고 즐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응원에 너무나 감사하고 오늘이 여러분들에게 훌륭한 날 중 하나이길 바란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즐기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퍼거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스코틀랜드 명문 에버딘에서 일찍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에버딘에서 1982-1983시즌 UEFA 컵 위너스컵을 우승하며 이름값을 높였다. 스코틀랜드는 셀틱과 레인저스의 확고한 양강 체제여서 퍼거슨의 지도력이 더욱 빛 났다. 이어 퍼거슨은 1986 국제축구연맹(FIFA) 멕시코 월드컵을 앞두고 스코틀랜드 대표팀 감독직을 겸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천하의 퍼거슨도 월드컵에선 1무 2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우루과이와 비긴 뒤 서독, 덴마크에 각각 1-2, 0-2로 진 것이다.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은 퍼거슨은 27년간 감독직을 수행한 뒤 2013년 은퇴하고는 종종 유로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016년 대회 결승전에선 포르투갈의 우승을 지켜보기도 했다.

퍼거슨은 이번엔 스코틀랜드의 선전을 기대했지만, 유독 졸전을 펼친 후배들의 경기력을 지켜봐야만 했다. 후배들이 38년 전 자신의 아픔을 갚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점수 차로 패했다. 다만 20일 스위스, 24일 헝가리 등 두 팀과의 경기가 남아 있다는 게 퍼거슨에겐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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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UEFA, 데일리 메일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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