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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싱가포르전 끝나고 취재진 피해...아직 부담스러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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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지난 3월 아시안컵 하극상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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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은 경기가 끝나고 난 다음 선수가 언론과 만나는 공간이다. 선수들이 버스를 타러 가기 전 이 곳을 무조건 지나게 만들었다. 선수는 이곳에서 그날 경기 소감과 각오 등을 밝힌다.

공식 기자 회견과 달리 의무는 아니다. 모든 선수가 언론 인터뷰에 응하진 않는다. 다만 경기 수훈 선수들은 기분이 들뜬 상태라 대부분 기꺼이 기다리던 취재진과 문답을 주고 받는다. 지난 6일 한국 축구 대표팀이 7대0으로 쾌승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싱가포르전 직후도 비슷했다. 2골을 넣은 손흥민(토트넘), A매치 데뷔골을 작성한 배준호(스토크시티) 등은 믹스트존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했다.

그런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이날 전반 9분 선제골, 후반 9분 4번째 골로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줬지만 믹스트존을 그냥 지나쳤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불렀는데도 손짓으로 거절하고 빠르게 빠져 나갔다고 한다.

이에 대해 축구계에선 지난 2월 아시안컵 축구 때 터졌던 ‘탁구 게이트’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당시 이강인은 주장 손흥민과 엉켜 몸싸움을 벌였고 이후 사과를 통해 어느정도 봉합하긴 했지만 관련 질문이 또 나올까 껄끄러워 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기 당일인 6일 해외 매체와 인터뷰에서 “그 싸움이 없었다면 우리는 요르단을 이겼을 것이고 결승에서 카타르와 맞붙었을 것”이라고 말한 부분도 신경쓰였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클린스만은 “한국 문화에서는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아야 한다. 한국은 나를 포함한 코치진을 싸움의 책임자로 만들었다”고 변명했다. 한 축구계 인사는 이에 대해 “사실 클린스만은 한국 (선후배)문화를 잘 모르는 상황이었을 것이고 이를 잘 아는 차두리 코치가 경기 전 이를 원만하게 해소해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면서 “그런 식으로 선수들이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으니 이길 수 있었겠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손흥민에게 공식 사과한 뒤론 지금까지 국내 취재진을 대한 적이 없다. 아직 그의 입으로 국가대표 경기 관련한 어떤 내용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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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싱가포르전에서 어깨동무한 이강인(왼쪽)과 손흥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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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강인은 싱가포르전에서 손흥민과는 경기 내내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강인이 선제골을 넣자 손흥민이 경기장 반대편에서 달려와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격려했고, 손흥민이 본인 첫 골을 넣었을 때도 먼저 축하하러 온 선수는 가까이 있던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이 비록 미디어 접촉은 피하고 있지만 팬 서비스는 피하지 않았다. 싱가포르전을 치르고 나서 7일 한국에 입국하면서 인천공항에서 모인 팬들에겐 오랫동안 사인을 해준 뒤 떠났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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