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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김호중→승리·박유천, 연예인 이름 팔아 지역 장사…'편승 마케팅' 역풍 맞았다 [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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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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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의 불쏘시개》

연예계 전반의 이슈에 대해 파헤쳐 봅니다. 논란과 이슈의 원인은 무엇인지, 엔터 업계의 목소리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뺑소니 음주운전'이란 대형 사고에 경상북도 김천시는 난감하다. 김천시가 김호중의 이름을 내걸고 만든 '김호중 소리길'이 원성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을 마케팅 삼아 홍보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짧은 기간 극단적인 홍보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다만, 해당 연예인이 이번 김호중 사건과 같이 사고를 친다면 '지역의 흉물'이 돼버린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이 같은 '연예인 편승' 마케팅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김천시 교동에 위치한 '김호중 소리길' 철거를 지자체 차원에서 검토중이다. 해당 주장은 김호중이 '뺑소니 음주운전'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었다.

'김호중 소리길'은 시가 2021년 2억원을 들여 조성한 거리다. 김호중이 졸업한 김천예술고등학교에서부터 연화지까지 100m 골목에 조성된 관광 특화 거리다. 이곳에는 김호중을 테마로 한 벽화와 조형물 등이 보라색으로 꾸며져 있다. 보라색은 김호중의 팬클럽인 '아리스'의 상징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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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소리길은 김호중 팬카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꾸며졌으며 벽에는 그의 사진을 걸어놓거나 노래 가사를 적어두기도 했다.

김천시에 따르면, 매년 10만명이 이곳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도 15만 명이 방문했다. 김천시의 의도대로, 김호중의 이름을 내건 관광 마케팅은 사건 직전까지 성공이었다. 현재는 "김호중 길을 보고 우리 아이들이 뭘 배우겠냐", "범죄자를 기념하는 길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 등의 비판적 여론이 형성됐다.

이외에도, 지자체가 연예인 마케팅을 했다가 논란을 사거나 빈축을 산 경우가 있다. 2015년 아이돌 그룹 빅뱅 출신 승리의 중국 팬클럽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근린공원에 '승리 숲'을 만든 바 있다.

팬클럽은 승리의 26번째 생일을 축하한다며 나무 200여 그루를 심었고, 팻말도 설치했다. 이후 '버닝썬 게이트'가 터졌고, 승리가 연루되자 해당 부지를 제공한 강남구는 뭇매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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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구 서부천 일대에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의 팬클럽이 만든 '박유천 벚꽃길'이 있다. 이곳에는 박유천의 벽화, 안내판, 출연한 드라마 속 대사가 적힌 시설물 등이 있다. 이후 박유천이 마약 투약 혐의를 받자 한 봉사 단체는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을 우상화할 이유가 없다"며 관련 시설을 철거했다.

'연예인 편승 마케팅'이 관광객들 끌어들이고 지역 활성화란 목적에서는 분명 좋은 카드다. 지자체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연예인의 유명세를 통해 지역을 홍보하고, 나아가 지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해당 연예인이 안 좋은 사건에 휘말린다면 지자체는 난감한 상황에 놓인다. 그렇다고 연예인의 미래를 알고 선택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이야기했다.

김호중 소리길에 들어간 국민 세금은 약 9억원으로 알려졌다. '연예인 편승 마케팅'은 상당한 홍보 효과가 있기에 막무가내로 막을 수 없다. 다만, 큰돈이 들어간 시설물이 한순간에 '흉물'로 바뀔 수 있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지자체에서 보다 신중한 선택을 할 필요가 커졌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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