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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김현희의 낭만야구] 경남고 1학년 4번 타자 김유영, LG 필승조가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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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LG에서 반등에 성공한 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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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김유영이 누군지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지난 2010년, 청룡기 고교야구가 한창일 때 당시 경남고 사령탑을 맡고 있던 이종운 감독을 목동구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당시 경남고에는 심창민(NC)을 비롯하여 4번 타자 이준명, 또 다른 에이스 김우경(이상 前 롯데)을 비롯하여 150km의 깜짝 속구를 기록한 서진용(SSG)이 있었다. 그러한 가운데, 한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1학년생 김유영이 배치된 바 있다. 이에 궁금한 마음에 김유영을 불러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당시 고교 1학년생으로 선배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주전을 차지했던 김유영은 "사실은 투수에 더 자신이 있다."라며 필자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실제로 김유영은 투-타를 겸업하는 과정 속에서도 좌완투수로 주가를 높이면서 연고팀 롯데 자이언츠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투수 뿐만이 아니라 타자로서도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였던 김유영은 기본이 잘 되어 있는 선수라는 평가가 많았다. 롯데가 많은 유망주들 중에서도 2013년도에 실시한 연고지 우선지명에서 김유영을 지명한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후 김유영을 다시 만난 것은 후배들이 많이 입단한 이후 4년이 지난 시점에서였다. 2017년 여름 당시 영남대 박태호 감독은 김민호 당시 롯데 코치와의 인연으로 어렵게 '친정팀'이기도 했던 롯데 2군과 연습 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 당시 연습경기에 참관했던 필자는 그라운드에서 피칭 연습에 임했던 김유영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다. 아직 2군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에 대해 씁쓸해 하면서도 "언젠가는 1군에서 오래 자리잡게 될 날이 오겠죠."라며 미래를 기약한 바 있다. 다만, 그렇게 될 때까지 김유영이 1군에서 가장 긴 이닝을 소화했던 것은 2022년의 51이닝(평균자책점 5.65) 뿐이었다. 상무에서 군 복무까지 마쳤다고는 하지만, 아쉬운 성적임엔 분명했다.

그랬던 김유영의 이적 소식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유강남의 FA 계약에 따라 보상선수로 김유영이 지명됐기 때문이었다. 당초 LG는 다른 투수로 생각을 했으나, 즉시 전력감에 가까운 김유영이 낫다는 염경엽 감독의 판단을 존중했던 것이다. 사실 이 선택도 2023년 김유영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되면서 오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왔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한 김유영이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부상 복귀 이후 필승조에 가담, 10일 현재까지 18이닝을 소화하며 1승 무패 1세이브 18탈삼진,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하고 있다. 경남고 1학년생 기대주가 30대에 접어들어서야 야구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7년 전 상동야구장에서 스스로 이야기한 것처럼 1군에서 오랜 기간 뛸 날이 온 셈이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다. 더운 여름을 견디고 난 이후에 선수의 진가가 드러날 수 있다. 그러나 LG로서는 고우석과 함덕주, 이정용 등이 빠진 불펜에서 김유영 같은 신데렐라가 등장한 것에 가슴을 쓸어내릴 만하다.

여기에 함덕주까지 부상을 털고 돌아 올 경우, LG 불펜에는 믿음직한 좌완 불펜 둘을 동시에 보유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 시점에 LG가 반등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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