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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신태용호 울지 마! 134위의 '아름다운 도전'…인도네시아, 올림픽 플레이오프서 '석패' 그러나 잘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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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이 대회 참가 16개국이 모두 결정됐다.

인도네시아는 68년 만의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진출에 당차게 도전했으나 마지막 산 하나를 넘지 못했다.

신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 U-23 축구대표팀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 클레르퐁텐 국립축구아카데미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대륙간 플레이오프(PO)에서 기니에 0-1로 졌다. 이날 경기는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진출 마지막 팀을 가리는 단판 승부였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3일 카타르에서 끝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한 끝에 4위를 차지했다.

기니는 지난해 6월 모로코에서 열린 아프리카축구연맹(CAF) U-23 네이션스컵에서 4위를 차지한 뒤 이번 플레이오프를 위해 8개월을 기다렸다.

이날 경기에서 신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꾸려 나섰다. 에르난도 아리 골키퍼를 비롯해 무팜마드 페라리, 나탄 추아온, 코망 테구가 백3를 구성했다. 중원은 마르셀로 페르니단과 이바르 제너, 윙백은 바가스 카파, 프라마타 아르한이 맡았다. 측면 공격은 짐 켈리 스로이어, 라파엘 스트라윅, 최전방은 위탄 술레이만이 나와 득점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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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핵심 수비수인 저스틴 후브너가 U-23 아시안컵 직후 소속팀인 일본 J리그 세레소 오사카의 차출 반대에 직면해 이날 나서지 못했다.

맞서 싸운 기니는 4-3-3 전형으로 임했다. 수마일라 실라 골키퍼를 비롯해 마디우 케이타, 사이두 소우, 모하메드 수마이브라힘 디아키테가 수비를 구축했다. 중원은 아기부 카마라, 야익스 모리바, 이시아가 카마라가 지켰다. 측면 공격은 파시네 콩트, 우스망 카마라, 최전방에 알가심 바가 출격했다. 기니는 이번 플레이오프 참가 선수들 중 14명이 프랑스와 벨기에, 그리스 등에서 활약하는 해외파일 정도로 선수들의 레벨이 인도네시아보다 높다.

팽팽했던 경기는 전반 29분 한 방에 갈렸다. 힘과 높이를 앞세운 기니의 파워에 밀린 인도네시아가 전반 29분 만에 실점을 내줬다. 위탄 술레이만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바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현재 스페인 헤타페에서 뛰는 모리바가 이를 성공시켜 승기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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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전반 추가시간 수비 실수로 모리바에게 다시 역습을 내줬으나 이번엔 아리 골키퍼가 발로 막아내 위기를 넘겼다. 이후에도 고전할 끝에 후반 29분 다시 한 번 페널티킥을 내줬다. 교체 투입된 알페안드라 데왕가가 박스 안으로 들어오는 바를 향해 태클을 하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 상황에서 판정에 격하게 항의한 신 감독은 경고 2장을 받아 퇴장당했다. 이후에도 신 감독이 한참 벤치를 떠나지 않은 채 항의를 이어가자, 관중석에선 인도네시아 관중들이 신 감독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번엔 행운이 인도네시아를 향했다. 바가 이번엔 직접 키커로 나섰는데 실축하면서 인도네시아에 동점 찬스가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후반 막판까지 인도네시아는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해 고전했다. 결국 기니의 1-0 승리로 끝났다. 기니는 1968년 멕시코시티 대회에 이어 56년 만에 사상 두 번째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는 비록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U-23 아시안컵부터 올림픽 티켓에 도전했으나 3수 끝에 탈락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4위의 약체 인도네시아가 올림픽 본선행 코 앞까지 온 것만으로도 인도네시아 축구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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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인도네시아는 U-23 아시안컵에서 대회 최대의 이변을 일으킨 팀으로 남았다.

인도네시아는 U-23 아시안컵에서 거의 국가대표팀(A대표팀)이 출전했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최정예 멤버를 꾸렸다. 조별리그에선 아시아 '빅5' 중 한 팀으로 꼽히는 호주, 국가대표팀이 지난 2월 끝난 아시안컵에서 깜짝 준우승을 거둔 요르단을 연파하고 8강에 오른 뒤 한국과 연장전까지 2-2로 비기고 승부차기에서도 혈투 끝에 11-10으로 이겼다.

준결승에 오른 터라 한 번만 이기면 파리 올림픽 티켓 확보가 가능했지만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졌다.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2로 졌고, 이라크전에선 연장 혈투 끝에 1-2로 역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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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은 이라크전 패배 직후 "2~3일은 공 건드리지 않고 회복에만 집중하겠다. 이후 상대팀 분석에 들어가겠다"며 "아직 올림픽에 갈 기회를 남았고 아시아에서 (3개팀이 아닌)4개팀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길 바란다"며 마지막 한 경기에 모든 것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일부 해외파 선수들에 대해 소속팀이 차출을 거부하는 등 선수 구성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더니 결국 한 골 차로 지고 귀국하게 됐다.

기니가 마지막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면서 이번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에 나설 16개국 모두 확정됐다.

개최국 프랑스를 필두로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스페인,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모로코, 이집트, 말리, 뉴질랜드,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일본,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기니가 참가한다. 인도네시아를 이긴 기니는 프랑스, 미국, 뉴질랜드와 올림픽 조별리그 A조에서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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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은 인도네시아전 패배로 인해 지난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사과문 하나 달랑 내놓고는 이번 참사를 외면하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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