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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마르 “깜빡하고 기성용에 패스? 돈 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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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오스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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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헷갈려 옛 동료 기성용에게 패스할까 봐 걱정하는 팬이 있더군요. 분명히 말씀드릴게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웃음)”

프로축구 K리그2 (2부) 서울 이랜드FC의 베테랑 미드필더 오스마르(36·스페인·사진)가 K리그1(1부) FC서울과의 ‘더비(지역 라이벌전)’를 앞두고 한 말이다. 이랜드는 17일 서울 목동 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24 코리아컵(옛 FA컵) 3라운드에서 서울과 맞붙는다.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두 팀의 역대 두 번째 ‘서울 더비’다. 두 팀은 2021년 FA컵 3라운드에서 맞붙은 적 있다. 당시 이랜드가 서울을 1-0으로 이겼다.

올해 맞대결엔 ‘오스마르 대전’이라는 별칭이 추가됐다. 지난 시즌까지 기성용과 함께 서울의 중원을 책임졌던 오스마르가 올 시즌 이랜드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도 가평의 이랜드 훈련장에서 만난 오스마르는 “서울 더비가 확정된 직후엔 가슴이 설렜다. 그런데 지금은 마음이 복잡하다. 옛 전우들을 적으로 마주하게 되면 오히려 슬픈 감정이 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오스마르에게 서울은 ‘친정 팀’이다. 그는 2018년(세레소 오사카 임대)을 제외하고는 서울에서만 9시즌을 보냈다. 이 기간 344경기에서 25골 12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1의 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로 발돋움했다. 2016시즌엔 외국인 선수로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고, 그해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별명도 ‘서울 오대감(오스마르+터줏대감)’이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 중인 그는 “이랜드 입단 초기 경기도 구리(FC서울 훈련장) 방향으로 차를 몰다가 급하게 가평(이랜드 훈련장)으로 핸들을 돌린 적도 있다. 습관이 무섭더라”며 웃었다.

그러나 오스마르는 친정 팀과의 추억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3년 전 첫 번째 더비 당시 서울 소속으로 풀타임을 뛰고도 이랜드에 패했던 오스마르는 이번 더비에선 승리를 꿈꾼다. 그는 “지금 나는 100% ‘이랜드 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난 웬만한 한국 선수보다 K리그에서 많이 뛰었다. 동료 선수들이 ‘형님’으로 부른다. 베테랑의 노련미를 발휘해 내가 잘 아는 서울을 무너뜨리겠다. 서울은 긴장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은 이랜드는 승격의 꿈을 안고 김도균 감독을 선임한 뒤 야심 차게 2024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이랜드는 리그 7위에 머무르고 있다. FC서울 역시 김기동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현재 6위에 머무르고 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두 팀 모두 코리아컵 승리가 필요하다.

가평=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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