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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멀티 도움' 황인범 "여러 이슈에도 조금이나마 위안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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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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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인범


'멀티 도움'으로 홍명보호의 4연승에 기여한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좋은 경기력으로 축구 팬들이 웃음 짓게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황인범은 14일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의 자베르 알아흐메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에서 전반 10분 오세훈(마치다)의 선제골과 후반 29분 배준호(스토크시티)의 쐐기 골을 도왔습니다.

전반 10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대각선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오세훈이 머리로 받아 골망을 출렁였습니다.

전반 19분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이 나왔지만, 후반 15분 쿠웨이트 모하마드 압둘라에게 실점해 2-1로 불안하게 리드하던 후반 29분엔 배준호와 쐐기포를 합작했습니다.

황인범은 골 지역 왼쪽으로 순간적으로 전진하는 배준호에게 공을 밀어줬고, 배준호는 골대 왼쪽에서 수비수를 완전히 제친 뒤 오른발 슈팅을 날려 자신의 A매치 2호 골을 터뜨렸습니다.

황인범은 "오세훈이 워낙 신체조건이 좋다. 반면 상대의 오른쪽 중앙수비와 오른쪽 풀백 신장이 그렇게 크지 않은 걸로 분석했다"며 "크로스를 과감하게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세훈이 낙하지점을 잘 찾아서 득점으로 연결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두 번째 어시스트 상황에 대해서는 "배준호와 눈이 마주쳤고 타이밍이 좋았다"며 "배준호가 워낙 좋은 움직임으로 기가 막히게 마무리해서 운 좋게 어시스트 기록을 챙겼다"고 자신을 낮췄습니다.

"중동 원정에서는 실점하면 분위기가 넘어가는 상황을 굉장히 많이 경험했다"는 황인범은 "오늘도 2-1인 상황에서 관중도 상대에 힘을 불어넣기 시작했고 분위기도 어수선했는데, 비교적 빨리 달아나는 득점을 넣어 다행"이라고 돌아봤습니다.

황인범은 '대전 후배'인 2003년생 배준호에 대해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왔는데도 불구하고 몇 분이 주어지든 자기가 가진 걸 보여준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선수라는 걸 느낀다"며 "내가 평가할 만한 선수는 이제 아닌 것 같다"고 후배를 치켜세웠습니다.

멀티 도움을 올린 황인범은 이날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할 뻔했습니다.

전반 40분 왼쪽 골라인 쪽으로 크게 돌아들어 간 황인범은 손흥민이 살짝 내준 공을 곧바로 문전 크로스로 연결했고, 쇄도한 이재성(마인츠)이 헤더로 골문을 노렸으나 크로스바에 맞아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습니다.

황인범은 "흥민이 형이 공을 소유했을 때 상대 선수 여러 명이 슈팅을 막기 위해 달라붙어 있는 걸 확인했다"며 "옵션을 만들어주자는 생각으로 돌아들어 갔는데 너무 좋은 타이밍에 패스받았다. 재성이 형도 최대한의 노력으로 좋은 슈팅을 해줬다"고 말했습니다.

전반전에서 특히 유기적인 플레이가 돋보인 것을 두고 황인범은 "9월, 10월, 11월까지 경기를 최대한 같은 스타일로 유지하려고 준비했다"며 "선수들끼리도 코칭스태프 선생님들이 주문하시는 것 안에서 좀 더 유기적인 움직임을 서로 가져줘야만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나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처럼 어느 시점에서 좀 밀리는 경험도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좀 쉽게 우리가 공을 많이 소유하면서 상대를 힘들게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건 그렇게 소통을 많이 하면서 준비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시안컵에서의 뼈아픈 실패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각종 논란 등으로 한국 축구엔 좋은 소식보다 좋지 않은 소식이 더 많았습니다.

황인범은 "선수로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경기장에서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표팀 생활 7년 차에 접어들면서 그간 경험을 돌아보면 대표팀은 조금 더 결과가 중요한 곳이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는 굉장히 흔들릴 수 있다"는 황인범은 "이런저런 일들로 이슈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린다면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거라는 생각을 선수들이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선수들한테 보내주신 응원에 맞는 경기력과 결과를 계속해서 가져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황인범은 페예노르트에서의 활약에 대해 "나는 어느 소속팀에 있든 내 역할을 충실히 하자는 생각으로 임하는데, 그간 내가 거쳐온 팀 중에는 가장 인지도가 있다 보니 좀 더 주목되고 부각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페예노르트 팬들이 만들어준 응원가가 좋다는 황인범은 "외국인들이 내 응원가를 만들어주고 한국인이라는 가사까지 넣어줬는데, 거기서 오는 자부심이 굉장하다"며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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