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3 (토)

사실상 은퇴(?) '괴롭힘' 논란 끝 '자격정지'...갈 곳이 없다, 36세 오지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MHN스포츠

페퍼저축은행이 오지영과의 계약해지 소식을 알렸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가대표 출신이자 18년 차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36)의 끝은 방출이었다. 만 36세. 사실상 코트에 돌아온다고 해도 제대로 된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2일, 갑작스러운 '선후배간 괴롭힘 이슈'에 휩싸였다. 팀 내 베테랑인 A선수가 일부 후배 선수들을 상대로 괴롭힘을 시전했다는 의혹을 받아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이후 A선수의 가해로 인해 일부 피해 선수가 선수고충처리센터를 통해 직접 처리했다는 등의 보도가 이뤄졌다.

하지만 당일 오후, 페퍼저축은행 측은 공식 보도를 통해 "피해자들이 직접 신고를 한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며 "구단이 사후조사를 통해 직접 (KOVO에) 신고했다"고 알려왔다.

MHN스포츠

페퍼저축은행 선수단이 허탈해하고 있다, KOVO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OVO 상벌위원회는 23일 오전, 1차 상벌위를 개최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A선수와 일부 피해 선수가 직접 참석해 소명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는 당장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판단, 27일 오전 2차 상벌위를 개최해 한번 더 소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상벌위 결과를 공식 발표하며 가해 선수가 오지영이라는 사실이 대중에 공개됐다.

상벌위 측은 27일 "이날 오전 연맹 대회의실에서 페퍼저축은행 오지영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2차 상벌위원회를 개최했다"며 "오지영에게는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페퍼저축은행은 같은 날 오지영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이로 인해 오지영의 네 번째 팀 생활은 불명예스러운 '팀 퇴출'로 끝났다.

MHN스포츠

전(前) 한국도로공사 소속으로 활약할 당시 오지영, KOVO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지영의 팀 이적 역사는 세 차례에 걸쳐 쓰여졌다. 지난 200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한국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었던 오지영은 눈에 띄는 서브를 앞세워 일명 '서베로'로 활약했다.

이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2014-15시즌 김해란의 부상으로 주전으로 활약하다 임명옥의 등장으로 다시 백업으로 밀려났다. 이후 16-17시즌을 기점으로 유서연과 트레이드되어 KGC인삼공사(현 정관장)로 구단을 옮겼다. 그의 인삼공사에서의 활약은 20-21시즌까지 이어졌다.

MHN스포츠

전(前) KGC인삼공사(현 정관장) 소속으로 활약할 당시 오지영, KOVO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21시즌이 끝난 후 인삼공사는 GS칼텍스에서 이소영을 영입하며 보상선수로 오지영을 보냈다. 이미 이 시점에서 오지영은 선수로서는 노장인 만 33세에 접어들고 있었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은 그의 마지막 국가대표 무대가 됐다. 다만 8강 터키전에서 매우 탁월한 수비력을 선보여 팀의 4강 진출에 큰 공을 세운 바 있다.

MHN스포츠

2020 도쿄 올림픽 4강 신화를 이끌어낸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가운데 9번이 오지영,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MHN스포츠

전(前) GS칼텍스 소속 오지영ⓒ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노장 반열에 오른 오지영은 GS칼텍스에서 잔여 선수 생활을 마감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상황은 다소 극적으로 전개됐다. 당시 제대로 된 베테랑 하나 없던 신생 페퍼저축은행의 입장에서는 팀의 중심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오지영은 22-23시즌이 열리던 2022년 12월, 24-25시즌 1라운드 지명권과 트레이드되어 페퍼저축은행으로 건너왔다.

중심이 흔들리던 페퍼저축은행은 베테랑 영입을 매우 반겼고, 실제로 영입 당시에는 팀의 맏언니 노릇을 하며 사기를 끌어올린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적 당시 MHN스포츠와 통화 인터뷰를 가진 오지영은 "팀의 어린 친구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뒤를 받쳐주는 맏언니가 되고싶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MHN스포츠

웜업존에서 팀원들을 응원하는 페퍼저축은행 오지영(오른쪽 두 번째), KOVO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맏언니'는 프로스포츠계에 절대 있어서는 안될 괴롭힘과 불화설의 중심에 서고 말았다.

KOVO는 27일 열린 2차 상벌위원회 결과를 통해 "사실 관계 파악 결과 오지영의 팀 동료에 대한 괴롭힘과 폭언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오지영이 후배들에게 가한 직장 내 괴롭힘과 인권 침해 등을 인정해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날 법률대리인과 동행한 오지영은 자신의 입장을 소명했지만 같은 팀 동료들의 진술 등을 통해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4개 팀을 거쳐온 만 36세 노장은 마지막 행보를 대접이 아닌 방출로 돌려받았다.

현재 페퍼저축은행의 리베로 가용 인원은 '종잇장'이다. 본디 리베로가 아니었던 채선아가 리베로로 나서고 있고, 김해빈은 시즌을 마친 후 자유신분선수(FA)로 풀린다. 이 점을 감안하면 리베로 인원 보충이 불가피하다.

MHN스포츠

페퍼저축은행 박정아(좌)-오지영이 득점 후 기뻐한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OVO 규정에 의하면 오지영에게는 향후 열흘 동안 재심을 요청할 수 있는 기간이 주어진다.

다만 오지영의 법률대리인인 정민회 변호사는 "우리 소명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추가로 제출할 수 있는 자료도 있으며 재심을 요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법률대리인 측 주장과 더불어 MHN스포츠 취재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뒤에는 일부 후배 선수들의 숙소 이탈 사건이 있었다.

페퍼저축은행 선수단이 원정경기를 떠났을 당시 광주에 남아있던 B선수가 C선수에게 쇼핑을 위해 함께 외출할 것을 권유했고, 해당 상황에서 C선수가 교통사고를 일으키자 B선수는 외출 권유 자체를 부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B선수는 심리적인 부담감으로 구단을 떠났다. 오지영의 괴롭힘과 B선수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또 오지영은 사고를 일으킨 C선수와는 평소 사이가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지영을 포함한 일부 고참 선수들이 교통사고 소식을 접한 C선수에게 해당 안건에 대해 묻다가 갈등이 불거졌다.

잘못을 훈계하는 상황에서 오지영과 C선수 간 장문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오지영이 C선수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느냐. 언니가 너를 위해서 말하는 것"이라고 꾸짖은 정황도 알려졌다.

이어 오지영이 괴롭혔다고 주장하는 후배 C선수에 대해서는 평소 오지영이 명품 등 200만원 가량의 비싼 선물을 보낼 정도로 각별한 사이이며, C선수가 구단을 떠난 후에도 서로 연락이 이어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MHN스포츠

페퍼저축은행 오지영(좌)-박정아ⓒ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구계 관계자는 "당시 오지영이 후배들의 이런 잘못을 덮어주기 위해 나서지 않았으나, 신고 사실을 알게되자 어쩔 수 없이 소명을 위해 해당 사실을 알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심 후 판결이 바뀌어도 이미 오지영은 팀을 잃었고, 선수로서는 고연령에 속한데다 이와 같은 사건에 휘말리며 타 팀으로써도 영입이 쉽지 않다.

같은 날 MHN스포츠와 연락이 닿은 또 다른 배구계 관계자는 "오지영의 나이를 생각하면 (현재 팀에서의) 계약 해지는 현실적으로 그냥 은퇴 수순이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령탑과 주전 선수가 모두 이탈한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29일 IBK기업은행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MHN스포츠 DB, KOVO

<저작권자 Copyright ⓒ MHN스포츠 / 엔터테인먼트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